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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67

밀리는 재래시장(2011. 1. 8.) 쌀 한 말 메고 계란 한줄 가지고 가면 애들 양말도 샀고 서민의 고단한 시름도 달래주는 막걸리도 있었다. 이웃이 가면 할 일 없어도 따라 나섰지 그래서 오일마다 오는 장날이 그리워했었다. 서민의 애환과 함께 했던 그 시장 자동차와 함께 들이 닥친 거인의 총칼에 손 한번 못쓰고 쓰러지고 있네. 그곳에는 에누리도 있었고 사람 냄새도 있었는데 정은 없고 값과 물건만 있는 깍정이한테 밀리고만 있네. 예전에는 남문에 가야 시장을 볼 수 있었다. 수원에서 남문시장은 정말 유명했다. 경기도에서 가장 땅 값이 높은 곳이 남문시장에 있는 보건약국이었다. 남문시장 바로 옆에 있는 지동시장도 남문시장과 더불어 오래된 시장이다. 내가 수원으로 이사 오던 해에 화서동에 주공아파트가 건설되면서 화서시장이 생겼다. 그러나 사람들로.. 2021. 10. 19.
붉은 느티나무(2011. 10. 28.) 붉은 느티나무/김용헌 개태사 지나 신도안으로 들어서자 곱게 치장한 느티나무가 차를 세운다. 동구밖에서 마을을 지키면서 아낙내도 아저씨도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친구가 되었던 느티나무 저절로 가는 가을이 못내 아쉬워 붉은 옷으로 갈아 입었다. 지난 24일 논산에서 대전가는 길에 느티나무가 너무 보기 좋아 한 수 써 보았습니다. 시는 금년 처음으로 배우는 초보자로 아직 멀었지만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습작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검색 저작자 표시 컨텐츠변경 비영리 2021. 10. 19.
논 그리고 벼(2011. 7. 9.) 하늘은 비를 주고 땅은 거름이 되어 사람은 씨앗을 만들고 선생님이 되어 풀과 병충해와의 싸움에 네 편이 되어 보살폈다. 넓은 땅을 당신 만큼 차지한 부자도 없을 게다. 물길 닫는 좋은 자리는 모두 네 차지 배고품으로부터 해방시켜 준 것도 당신 배 부른 지금도 변함없이 사랑을 받고 있다. 모 심고 논 매고 타작하고 고생이 늘 따랐지만 천하의 근본이라며 지켜왔다. 지금은 고향의 어머니이다. 2021. 10. 19.
흥얼대는 억새(2011. 11. 6.) 누구의 돌봄도 없는데 자투리 땅 차지하고 큰 키에 바람 잘 날 없을 테지만 휘날리며 흥얼거리기만 한다. 하얀 억새 꽃도 아닌게 꽃보다 더 아름답다. 다음검색 저작자 표시 컨텐츠변경 비영리 2021. 10. 19.
반가운 눈 미운 눈(2011. 12. 24.) 밤새 쏟아진 함박 눈 아파트 뒤 응달 길에도 제법 쌓였다. 그 눈은 내가 기다리던 눈이다. 양지에는 따스한 눈 음지에는 차가운 눈이다 미워해서 그런 가 미운 눈은 잘 녹지 않는다. 나는 오늘 하루 욕심내 청소부가 되었다. 미운 눈 나혼자 차지하기 위하여 새벽에 나왔다. 쓱~쓱~쓱~ 빗자루 쓰는 소리 어둠을 깨운다. 에너지는 빠져 나오고 땀도 빠져 나오지만 웬지 가슴은 따스함으로 채워진다. 오늘 하늘이 준 기회 잡은 것은 참 잘 한 일 내 가슴을 따뜻하게 했고 나도 쓸만 했지 할테니까 다음검색 저작자 표시 컨텐츠변경 비영리 2021. 10. 19.
안무 낀 설경 2014년 1월 4일 본 대관령 양떼목장을 방문하고, 설경에 이름을 달고 이야기를 걸어 본다. ★ 겨울 숲 열매 다 내주고 홀랑 벗고 맨 몸으로 어둠의 터널을 통과 하고 있을 때 흰 눈이 찾아와 추위를 덮는다. ★ 먼 세상 눈 덮힌 아름다운 숲 신비롭기 그지 없다. 마음은 그 넘어로 달려가나 잘 짜인 그물에 먼 세상이다. ★ 계단: 하루 하루 힘들게 한 발 한 발 오르며 멈출 수도 없이 저절로 따라 가는 길 벌써 끝이 보인다. ★ 동행 순한 바람 불면 도란 도란 수다 떨고 강한 바람 불면 바람막이 되어 주고 단비에는 같이 기뻐하고 가뭄에는 같이 힘들어도 네가 있어 버티는 우리는 아름다운 동행 2021. 10. 19.
널빤지 조각 옛 농진청 농업박물관 건물 앞 발걸음 끌려 서둘러 다가갔더니 그저 널빤지 조각이네 조각 하나하나로 뭉쳐 밋밋한 담장이 되어 제 몫을 다 하고 조각 하나하나로 분해되어 줄을 세우니 그럴듯해 보였다. 지금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려 한다. 생시인가 했더니 꿈이네 다 그런 거지 뭘 2021. 3. 4.
아침 이슬 아침 이슬 표면은 긴장하여 방울로 뭉쳐 있다. 풀잎에 맺혀 햇살이에 반짝인다. 티끌 하나 없는 순수한 님 새끼 물방울이 옹기종기 홀로는 있으면 작으나 서로 뭉치면 커진다. 그러다가 너무 크지면 주체를 못하고 더 흘러 버린다. 밤새 생겼다가 아침에 햇살을 받으며 이내 하늘나라로 .. 2019. 3. 22.
정동진 심곡바다 부채길에서 만난 바위 지난 3월 5일 오후 강릉 정동심곡 부채길에서 바다에 있는 바위를 만났다. 이들은 산에서 세월을 보낸 바위와 달리 조각품이 많았다. 물과 함께 인고의 세월을 보내며 문양을 빗어낸 바위들이다. 그들 중에는 인간이 흉낼수 없는 조각 작품들이었다. 그 형상에 이름도 지어보고, 상상의 날.. 2019. 3. 6.
서호공원의 추풍 낙엽(秋風落葉) 서호공원이 내려다 보이는 나의 아파트 15층은 나의 서호공원 촬영포인트이다. 아침 햇살이 내려 올 때 따듯한 빛으로 이 때가 좋은 촬영시간이다. 오늘(10월 30일) 아침 식사를 하면서 서호공원을 보니 단풍은 절정으로 달려 가고 있었고, 따스한 햇빛이 깔리고 있었다. 창문을 열고 먼 거.. 2018.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