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문해석76

정수자 시인의 노숙화석 제18회 현대불교문학상 노숙 화석 / 정수자 그들은 역 근처나 공원에서 발굴됐다 알콜에 절인 몸은 주로 굽어 있었고 텅 텅 빈 눈구멍들은 낙혼(落魄)을 환유했다 換喩 직업은 풍찬노숙 더러는 와불 탁발 風餐露宿 臥佛 托鉢 철을 잊은 방랑자 또는 나름 빨치산 결국은 걸신 공양임을 보고.. 2013. 8. 23.
황규동 시인의 물소리 물소리 ―황동규(1938∼) 버스 타고 가다 방파제만 바다 위에 덩그러니 떠 있는 조그만 어촌에서 슬쩍 내렸다. 바다로 나가는 길은 대개 싱겁게 시작되지만 추억이 어수선했던가, 길머리를 찾기 위해 잠시 두리번댔다. 삼십 년쯤 됐을까, 무작정 바닷가를 거닐다 만난 술집 튕겨진 문 틈서.. 2013. 8. 23.
오원규 시인의 말: 제발 내 시 속에 와서 머리를 들이밀고 무엇인가를 찾지 마라 선가(禪家)의 말 ‘두두시도 물물전진(頭頭是道 物物全眞: 존재 하나하나가 도이고, 사물 하나하나가 모두 진리다. 시인이 “제발 내 시 속에 와서 머리를 들이밀고 무엇인가를 찾지 마라, 내가 의도적으로 숨겨놓은 것은 없다”고 말한 대로 시인은 그저 ‘있을 뿐’인 세상을 왜곡 없이.. 2013. 8. 23.
퇴계 이황의 晩步 晩步 저녁무렵 거닐며 李滉 이황 1501~1570 苦忘亂抽書 고망란추서 건망증이 염려되어 책들을 어지러이 뽑아 놓고서 散漫還復整 산만환부정 이리저리 흩어진 책을 다시 정리한다 曜靈忽西頹 요령홀서퇴 해는 문득 서쪽으로 기울고 江光搖林影 강광요림영 강에는 빛이 번쩍이고 숲 그림자.. 2013. 8. 23.
이언적의 무위 무위 李彦迪 만물은 늘 변해서 일정함이 없나니 이 한 몸 한가로와 절로 때를 따른다. 일 하려 애쓰는 힘 근래엔 차츰 줄여 푸른 산 늘 보면서 시도 짓지 않는다. 萬物變遷無定態 一身閑寂自隨時 만물변천무정태 일신한적자수시 年來漸省經營力 長對靑山不賦詩 년래점생경영력 장대청산.. 2013. 8. 10.
다산 정약용의 打麥行(보리타작) 打麥行 보리타작 新葤濁酒如潼白 새로 거른 막걸리 젖빛처럼 뿌옇고 葤: 꾸러미 주, 潼: 물이름 동, 끈적끈적할 종 大碗麥飯高一尺 큰 사발에 보리밥, 높기가 한 자로세 碗: 사발 완 飯罷取耞登場立 밥 먹자 도리깨 잡고 마당에 나서니 耞: 도리깨 가, 登場: 마당에 나가다. .. 2013. 8. 10.
돈암서원 양성당의 주련 양성당(養性堂)의 주련은 朱子敬霽箴(주자경재잠)을 써서 걸어놓았다. 이 글은 퇴계 이황을 배향하는 안동의 도산서원에도 주련으로 걸려있다. 주자(朱子)는 본당의 왼쪽에 있는 방을 경재(敬齋)라고 부르고, 오른쪽 방을 의재(義齋)라고 불렀다. 이 잠언은 주자가 지어 자신의 경재에 붙.. 2013. 8. 10.
충무공 교지 다음은 아산 현충사에서 본 충무공 교지이다. 충무공 교지 忠臣 (충신) 有明水軍提督 (유명수군제독): 명나라(?) 수군제독 朝鮮國 (조선국) 贈 (증) 증 하노라 效忠仗義迪毅協力宣武功臣 (효충장의적의협력선무공신) 效忠: 충성을 다하고 仗義: 의로운 것에 따르고 迪毅: 굳세게 나가고 協.. 2013. 8. 10.
경포대의 肅宗御製 漢詩 肅宗御製 漢詩 (한국향토문화 전자대전 강릉에서 발췌) 숙종[1661-1720]은 도화서 화원에게 지시하여 관동의 명승을 그림으로 그려오게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팔경을 추려내었는데, 숙종이 추려낸 8경은 통천의 총석정, 고성의 삼일포, 간성의 만경대, 양양의 낙산사, 강릉의 경포대, .. 2013. 8. 10.
도연명의 귀원전거 도잠 歸園田居 (其一) (귀원전거1) 陶潛(도잠) 전원으로 돌아와 (1) 少無適俗韻 :(소무적속운)어려서부터 세속과 어울리는 기풍이 없어, 性本愛丘山 :(성본애구산)성품은 본시 산언덕을 사랑하였는데, 誤落塵網中:(오락진망중)잘못하여 더러운 그물에 떨어진 채로, 一去三十年:(일거삼십년)삼십 .. 2013. 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