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작시67

표고 좀비 표고 좀비 표고버섯이 누워 햇빛에 몸을 태우더니 미이라가 되었다. 석기시대에 부활한 좀비가 날 뛴다. 거친 환경에도 잘 헤처 나가는 눈치 빠른 놈인가 했으나 오직 생존 본능만 남아 있는 가련한 무리들이다. ... 좀비를 쫒으면서 잡는 시늉만 하는 악성코드가 동행한다. 언제나 좋.. 2013. 10. 27.
길 잃은 호랑나비 길 잃은 호랑나비 햇살이 쪼이는 어느 가을 날 오후 호랑나비 애벌레 한 마리 소풍 나왔다. "공해가 너무 심해" 하면서도 "아직은 견딜만 해" 한다.... 이제 번데기로 변신하여 지하에서 긴 잠을 잔 후 어느 봄날 천국으로 날아 갈 때 그래도 아름다웠던 소풍이라고 할가? 2013. 10. 27.
조롱박 조롱박 지붕 위에서 멋부리는 조롱박 지붕 아래로 떨어져 가마솥에서 왼 몸을 달구더니 누런 색의 그릇으로 변신했다. 샛밥광주리에 모신 조롱박 날렵하고 쓸모 있다며 주연으로 대접을 받으며 들판으로 여행 떠났었지. 국물 한 국자와 밥 한 그릇 받았던 조롱박 그 땐 이리 저리 잘 팔려.. 2013. 9. 18.
수덕사 가는 길 만공탑 가는 길 /김용헌 짐도 없는 가쁜한 몸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계단을 오른다. 사람따라 천왕문을 지나 해탈문을 건넌다. 늘 절에 가면 대웅전 있고 늘 대웅전 앞에는 탑이 있는게 변함이 없다. 오늘도 수덕사에는 스님은 보이지 않고 구경하는 사람만 많다. 앞을 보니 평탄하게 펼처.. 2013. 8. 29.
변신하는 고구마 변신하는 고구마 지난 6월9일 햇살이 내리 쪼이던 날 뿌리 하나 없는 줄기를 땅 속으로 집어 넣으면서 뿌리로 변신 할 가? 뜨거운 햇살은 금새 잎새를 시들게 하는데 과연 얼마나 살아줄 가? 물을 주면서도 뿌리 하나 없는게 물을 어떻게 빨아 들일 가 했다. 심은지 1주일 지나자 줄기가 뿌.. 2013. 8. 27.
장락무극(長藥無極)을 바라며 장락무극(長藥無極)을 보면서 언제나 무병장수 당연하다 그랬섰지 언제나 하나뿐인 내발인줄 모르면서 언제나 개똥같이 발품팔이 시켰섰지 그때는 힘들어도 그런거야 참아야지 그때는 고진감래 좋은줄만 믿었섰지 그때는 작은틈새 생기는줄 몰랐섰지 ... 언제나 잘따르던 발바닦이 반.. 2013. 8. 22.
비상 경보 비상경보 김용헌 낫으로 싹둑 잘라 낸 고구마 새가지 꽂을대로 줄기 끝을 잡고 땅속으로 비스듬히 밀자 쑥 빨려 들어간다. ... 뿌리하나 없는 새가지 햇살이 내리 쪼이자 잎 새는 죽은 체 한다. 새가지는 비상경보를 발령 낸다. 응급조치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롭다. 잎은 증산작용을 중.. 2013. 8. 3.
나도 초행 길 나도 초행길 /김 용 헌 제주 올레길 중 백미라는 7코스 바다 속에서 솟아오른 올돌개(돌기둥) 둘레만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더니 이내 길은 조용하다. 왼쪽에서 바다와 섬이 끌고, 오른쪽에서 열대 수목이 잡는다. 늘 평온한 길인 줄 알았는데 얼마 지나자 공사 팬스가 길을 끊어 먹고는 길.. 2013. 8. 1.
따라 찍히는 발자국 밤새 눈 내린 고층 아파트 그늘진 길 맨 먼저 찍힌 발자국 따라 가는 사람 그 발길이 고맙다. 앞서 가는 사람은 한둘 따라 가는 사람은 여럿 너도 나도 발자국만 따라간다. 밟힌 눈 딱 달라붙어 단단한 빙판이 되었다. 쓸지도 못하게 2013. 7. 30.
하나 뺄 것이 없다. 나의 손자 재훈이 세상에 나온지 여섯달 말 한마디 못해도 울거나 웃으면 다 된다. 놀고 잠자고 먹고 싸고 너무 쉽고도 어려운 이 일 우유, 젖병, 기저귀, 옷, 타올, 손수건, 보행기, 장난감, 카사트, 유모차, 이유식, 포대기 등 하나도 뺄게 없다. 열 중에 일곱 건졌고 그 중 둘째인 나 그 때.. 2013.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