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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황금 들판을 걸으며

by 仲林堂 김용헌 2021. 10. 10.

가을은 추수의 계절이다. 작은 씨앗이 자라 큰 과실로 되기도 하고 한 알에서 수십 수백개의 알곡이 열리기도 한다. 참 신기하기도 하고, 많이 거둬 기뿜주니 고맙기도 하다. 작물의 결실은 사람의 손길이 우선 크다고 하지만 하늘이 내려주는 햇빛과 물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이니 천혜를 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은 내 차가 없어 버스를 탔고, 버스에서 내려 농장까지 농촌들판을 15분쯤 걸어가며 익어가는 곡식을 보았다. 황금 들녁이다. 누렇게 익은 벼가 들판을 황금색으로 바꿔 놓았다. 이삭에 낱알이 통통하게 달려있다. 머리 숙인 벼 이삭을 보니 속이 차면 사람도 자연도 머리를 숙인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벼 낱알에는 쌀이 들어있다. 아! 배고픈 시절 귀하기만 했던 쌀밥이었다. 보리밥으로 배를 채우기만 해도 좋았던 그런 시절이 우리들에게 수 천년이었다. 겨우 내 당대에 와서 쌀 밥이 지천으로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지금 시대 사는 사람은 행운아가 아닌 사람이 없다.

 

논둑에 콩이 있다. 콩은 영양가도 없는 맨 땅에 심었지만 줄기도 잎도 무성하다. 이 작물은 신통하게도 뿌리혹박테리아가 있어 하늘에 있는 질소를 고정하여 스스로 비료로 만드니 참으로 인간에게 고마운 작물이다. 콩 꼬투리에 열매가 달렸다. 어떤 꼬투리는 빈 것도 있고 실하게 꽉 차 있는 것도 있다.

 

논뚝에는 팥도 보인다. 팥도 콩과 같이 고마운 작물이다. 오늘 내 차가 없어 다소 불편함은 있었지만 황금 들녁을 걸었고, 소중한 먹거리인 벼, 콩, 팥을 보면서 감사함을 느꼈다.

 

 

황금들녁이다. 벼는 황금보다 소중한 사람들이 식량이다. 황금은 없어도 사나 쌀은 수천년 사람들의 양식이었다.

 

벼이삭에 벼알이 통통하게 박혀 있다. 하나 하나가 보석이 아닌가!

 

콩 잎과 꼬투리다. 꼬투리가 통통하면 콩 알이 잘 박힌 것이고, 홀죽하면 노린재가 빨아 먹은 것이다.

 

팥이다. 팥도 콩과 함께 귀한 작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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