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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팔달산 소나무 길을 걸으며

by 仲林堂 김용헌 2018. 6. 3.

혼자 길을 걷으면서 이 생각 저 생각할 때가 많다. 지난 5월 29일 오전 팔달산으로 오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나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 가? 그리고 어디로 가게 되나? 꽃 한송이 풀 한포기를 만나면서 이들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 가?를 생각하게 된다. 나의 삶도 이들의 삶과 무엇이 다를 가? 살아 있는 것은 근본이 생과 사며, 죽으면 같이 흙으로 돌아가니 다를 바 없는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팔달산 서쪽편 둘레길에 있는 약수터에서 서암문으로 오르는 길이다. 이미 다녀 본 길이라서 내가 가야할 길을 잘 알고 있다. 잘 알고 있는 만큼 새로운 게 없다. 새로운 게 없으면 더 나아가도 별반 흥미가 없으며 배울 것도 그 만큼 적다. 고난을 극복하는 인생이란 수 많은 새로운 모험을 헤쳐 앞으로 나갈 때 있다.


산 중턱을 넘으면 굵은 소나무가 군집을 이룬다. 혼자 크는 소나무와 군집을 형성하는 소나무는 크는 게 다르다. 혼자라면 사방으로 가지는 뻗으나 군집을 이루는 소나무는 위로 향해 큰다. 혼자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 쓸모 있는 재목으로 클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군집을 이룰 때 그 군집을 이루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소나무는 큰 재목으로 큰다. 경쟁하면서 클 때 인재도 쓸모 있는 인재로 크니 세상의 이치는 알고 보면 같다.    


소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이다. 사람이 다니면 길이 생긴다. 처음 가는 사람은 가시덤풀을 헤쳐나가지만 뒤 따라오는 사람은 앞서 간 사람이 닦은 길을 편하게 갈 수 있다. 자연을 덜 훼손한 채 자연 속으로 들어 갈 수 있는 길이 오솔길이다. 자연의 일부인 사람은 자연이 되고 싶어 한다. 특히 근래 시멘트 벽으로 둘러쌓인 곳에 사는 요즘 사람들은 더욱 그런 것 같다.


누구나 혼자라고 하지만 혼자보다는 둘이 가면 때로는 재미가 있고 심심하지 않아 좋다.


누군가가 잘린 소나무 위에 돌탑을 쌓았다. 하나 하나 쌓아 올리는 그 마음은 소망이 있기 때문일 거다. 누구나 이룩하고 싶은 꿈이 있다.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팔달산 위로 난 길도 화성성벽이 있고 거기가 오르막 끝이다. 이곳은 높지 않은 산이지만 높은 산에 오르려면 정상에 가까울 수록 힘이 든다.  


성벽 밖에서 본 서암문이다. 암문(暗門)은 적에게 노출이 되지 않는 곳에 세웠다. 살다보면 벽이 있을 때도 있다. 그 관문을 통과해야 인정을 받게 된다. 대체로 관문 통과는 쉽지 않다. 선택된 사람만이 통과할 수 있다. 관문을 통과하기 위하여서는 남보다 잘 해야 된다.


올라 온 길을 되돌아 본다. 우리는 가끔 지나 온 길을 되돌아보면 까마득하게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 가? 생각도 들기도 한다. 높은 곳에 오르면 이런 보람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 보람은 오래 가지 못한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오래 머물러서는 안된다. 인생길이란 끝 없는 도전이다.

팔달산 남쪽 기슭에 있는 지석묘 고인돌이다. 선사시대 이곳에서 사람이 살았던 무덤이다. 이 고인돌은 수 천년전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을 남겼지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 사람의 몸의 성분은 흙과 똑같다고 한다. 그래서 죽으면 육신은 썩어 없어지고 오래 세월이 지나면 뼈도 다 없어져 흙으로 돌아 간다고 한다. 수 많은 사람들이 이 땅에 왔었고 그들은 남긴 것은 유물 유적도 있다지만 대부분이 이 지석묘와 같이 돌 하나 표시해 놓았거나 흔적 하나 없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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