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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삼일상고 졸업생의 놀아운 취업현황을 보며

by 仲林堂 김용헌 2018. 6. 1.


오늘 수원 삼일상고 앞을 지나다가 학교 건물 벽에 걸린 대형 현수막을 보고 놀랐다. 2017년 학년도 3학년 취업 현황이란 제목 아래에 '국림연금공단 3명 등 공공기관에 12명, 교보생명 등 금융권에 6명, 삼성전자DS 8명 등 대기업에 20명, 기타 강소기업에 181명'이었다. 강소기업 181명을 제외하더라도 공공기관, 금융기관, 대기업에 38명도 놀라운 입사이다. 이들이 계약직이나 인턴 사원까지 포함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요즘 취업문을 생각할 때 대단한 취업이었다. 


서울에 있는 대학은 전국대학의 약 7%로 고교에서 한 학급 30명 중에 1-2등을 하는 학생이 들어 갈 수 있고, 서울에  있는 대학 중에서 소위 SKY라고 하는 서울대, 연대, 고대에 들어가는 것은 전교 1등은 해야 가능하다. 그렇지만 명문대학을 나와도 대기업에 입사는 어렵다는 게 현실이다. 일류대학을 졸업하고도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할 수 없는데, 하물며 고등학교 그것도 상업고등학교를 나오고도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많은 학생이 취업했다니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어렵게 대학 나올 필요는 없이 이 학교를 졸업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실업학교 졸업하는 대신에 대학을 나오고 취업하려 하고 있다. 일류대학에 입학을 못해도 이류나 삼류대학이라도 다니려한다. 왜 그럴가? 우리 사회는 실속보다 체면 즉 명예만 따지는 사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내가 행복하게 잘 살면 그만인데 남을 의식하여 나의 삶에 대한 생각보다 남에게 잘 보여 주려는 삶을 살려고 하지 않나 싶다.


논어의 헌문편을 보면 "고지학자위기, 금지학자위인(子曰 “古之學者爲己, 今之學者爲人.”라는 말이 있다. 공자께서 하신 말씀으로 그 내용은 “옛날 학자들은 자기 자신의 내면적 성취를 위한 학문을 하였는데, 지금 학자들은 남의 눈을 의식한 학문을 한다.” 오늘날의 우리 사회에도 자신의 내면적 성취를 위한 삶을 살기보다는 남의 눈을 의식한 삶을 살고 있지 않나 반성할 필요가 있다.

깊은 산속의 난초 한 송이가 향기를 발산하고 있다면 이 난초가 다른 생물을 위하여 향기를 발산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주어준 본래 성품(性品)을 다하는 것뿐이다. 또한 깊은 산속에 작은 난초의 삶이 화려한 도심 속의 장미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 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산속의 작은 난초도 들녁의 작은 풀 한포기도 다른 생물을 의식하지 않으며 그들만의 소중한 삶이 있는 것이다.

비록 실업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취업하여 비록 높은 자리까지 못 올라가더라도 그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역활을 다 한다면 그들의 삶을 낮춰 봐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그들의 삶은 높은 자리에 올라 권세만 누리며 사는 인생 못지 않게 세상에 소중할 수도 있다. 삼일상고 졸업생 여러분에게 격려를 보낸다. 앞으로 이들의 삶이 당당하고 자랑스러워 이 사회의 귀감이 되길 바란다.

삼일상고 학교 건물에 걸린 대형 현수막이다.

2017학년도 취업현황과 2010-2017년 취업현황이다.

교문 밖에 걸린 현수막으로 취업기관에 학생 이름이 나와 있다.


서호 제방에 핀 작은 봄까치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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