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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성균관 임원회비 납부를 생각하며

by 仲林堂 김용헌 2018. 5. 1.

나는 지난해 726일 성균관장으로부터 전학(典學) 임명장을 받았다. 그리고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성균관으로부터 회비를 다시 납부하라는 편지를 받았다. 성균관 종헌 제40조는 "회비는 임원임명 시를 기준으로 매 1년마다 납부하여야 하며, 미납 시 최고를 받고도 1개월 이내에 회비를 납부하지 않으면 임원을 사임한 것으로 한다."는 내용이었다. 편지를 받고서 성균관은 내게 해준 것도 없으면서 돈만 내라고 하는 생각이 머리에 스쳤고, 다른 한편 임원으로서 마땅히 해야할 의무가 아닌가? 생각을 해 보았다.

 

적지 않은 돈이 지출될 때는 먼저 자신에게 이득 여부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성균관의 입장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성균관은 조선시대에는 나라의 최고 교육기관이었으나 해방 이후 국가로부터 예산을 받을 수 없는 민간단체가 되었다. 현재 성균관은 정부로부터 일부 사업비를 지원받고 있으나 이는 유교활성화사업 등 한시적인 특정사업비이며, 그 외 직원의 봉급 등 운영비는 받지 못하고 있다. 운영비 등 부분의 예산은 자체 조달하고 있다. 성균관은 재산이 많은 것도 아니고 자체 소득도 거의 없다. 일부 기부금도 받고 있으나 거의 임원회비로 운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임원으로서 회비납부는 당연한 의무이지만 일부 임원은 개인적인 이불리만 생각하며 납부를 포기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향교나 서원은 별도의 임원회비를 받지 않는데 왜 성균관은 받느냐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일부 향교나 서원은 토지 등 재산이 많아 자체 수입이 많아 회비 없이도 운영을 하고 있으나 이에 비하여 성균관은 가난하고 자체 수입이 없어 회비를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미루어 생각이 든다.

 

조선시대 성균관장은 대사성이 맡았다. 대사성은 학문이 뛰어나고 유림으로부터 존경받는 훌륭한 인물만이 오를 수 있는 자리였다. 지금의 성균관장도 훌륭한 인물만이 오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선거에 의하여 당선될 수 있으며 학문과 관계없이 표만 많이 얻으면 관장에 오를 수 있다. 성균관 임원 또한 유림으로서 어떤 자격을 요구하지는 않고 돈만 내면 임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임원이라는 자리가 존경받을 만한 자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

 

성균관 임원은 첫째 유림으로서 자격을 갖춘 사람이여야 하지만 그것만으로 곤란한 게 현실이다. 회부 납부가 없다면 현실적으로 성균관 조직의 운영은 곤란하게 된다. 임원은 회비납부 의무도 충실히 해야 한다고 본다. 임원 회비를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자세로 납부하는 부관장을 포함한 전인, 전의, 전학 등 임원이 있기 때문에 이 만큼이라도 성균관이 꾸려나가지 않나 생각이 든다. 성균관에는 부관장이 35명까지 둘 수 있다. 부관장이 많은 것을 비난 할 수도 있지만 이와 반대로 재정적 지원을 분담하는 부관장님들에게 감사해야 마땅하지 않을 가 생각한다.

 

성균관 임원은 성균관을 자신과 같이 생각하고 자기의 이익 때문에 성균관이 어렵지 않게 되나 하는 서()의 입장에서 성균관을 바라 봐야 할 것이다. 임원회비를 납부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 수록 성균관은 운영은 원활하게 되고 유교는 활성화는 더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자세로 임원회비를 납부해야 되지 않을 가 생각한다. 그리고 성균관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회비를 내는 임원에게 돌아 갈 수 있는 혜택도 발굴하여 불만 없이 사문(斯文) 진작에 함께 나가야 할 것이다.




공부자님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이다.


성균관 유생이 공부했던 명륜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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