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지나고 나면 새벽이 오고, 해가 뜨고 낮이 되고, 다시 어김없이 밤낮은 찾아온다. 겨울이 지나면 해마다 봄이 오고, 꽃은 피어난다. 이렇게 우주의 질서는 세상을 움직이는 로고스(Logos)에 따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이지 않는 게 없다. 다소 몇 시간 몇 일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인간사도 이치에 따라 착오 없이 근본원리에 따라 움직인다. 잘못이 있으면 당연히 죗값을 받거나 해를 받는 게 당연한 이치이다. 그럴 때 예측할 수 있게 질서는 움직이며 태평한 세상이 이뤄진다. 그런데 인간사에는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공이 없으면서도 공이 있는 체하고, 죄가 있으면서 덕을 쌓는 것 같이 하는 자들이 있다. 그런 사람을 향원(鄕原)이라고 한다. 공자께서는 향원을 가장 싫어하셨다. 향원은 덕을 도둑질하는 자라고 했다 鄕原德之賊也). 우리 정치를 보면 향원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은 전시 사태도 아닌데 어떤 구실도 없이 보통 사람이면 생각할 수 없는 계엄령을 발표했다. 쿠데타는 권력을 탈취를 목적으로 하나 윤 대통령은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더 많은 권력을 잡기 위하여 계엄을 불법으로 선포한 것이다. 다행히 시민과 국회의원의 반대로 쿠데타는 실패로 돌아갔다.
오늘 4월 4일 11시 22분 헌법재판소는 8명 전원일치로 계엄을 인용하였고, 윤석열은 파면됐다. 오늘 헌법재판소의 선고는 국민적 관심사였다.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이 둘로 갈라져 큰 혼란에 빠졌다. 계엄령의 발동은 당연히 잘못된 것이지만 윤성열 지지 세력은 그렇지 않다고 수천 수만 명이 거리로 나와 외쳤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회 야당 추천한 헌법재판관 1명을 임명하지 않았다. 임명하지 않은 이유는 야당이 추천한 재판관이라서 탄핵을 인용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6명이 파면을 인용해야 윤석열이 파면될 수 있어 한 명의 재판관이라도 임명하지 못하게 하여야 인용을 막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판관 불임명과 윤석열 지지자의 들의 강력한 시위 등으로 보아 마땅히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해야 하나 계엄을 불법이 없다고 판결할 수 있다는 염려가 있었다. 재판관들이 덕을 도둑질하는 향원에게 손을 들어 줄 수도 있었다. 이런 걱정으로 일부러 11시 헌법재판소의 판결 방송을 보지 않고 밖으로 나가 걷기 운동했다.
집에 돌아오면서 지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8대 0'이라는 소리가 들리고, ‘큰일났어’라는 노인의 말소리를 듣고 속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 TV 자막을 보니, 윤석열 파면이라는 글자가 떴다. 참으로 다행이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정의가 살아 있다는 생각이다.
벚꽃은 이제 막 피어나고 있다. 우리의 봄도 이제부터다. 이치에 따라 바른 길로 가고 있다. 우리의 가슴에도 꽃은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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