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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겉은 번지르하여 밀었으나 이제 나락으로 떨어지다

by 仲林堂 김용헌 2024. 12. 4.

스타필드 1층에 세운 크리스마스 트리 조형물이다. 겉은 뻔지르하여 소비자를 끌게 하고 있다.

 

어제 저녁 내 방에서 컴을 보다 10시 40분경에 거실로 나와 TV를 보니  "윤석렬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라는 자막이 나왔다. 믿겨지지 않은 뉴스였다. 잠시 후 윤대통령의 계엄선포 방송을 들으니 비상계엄령을 선포할만한 국가비상사태도 아니다. " 저는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라고 했다. 야당을 일거에 척결하겠다는 게 쿠테타의 명분이다. 이해할 수 없었다. 전두환시절의 독재가 다시 찾아 오나 염려도 할 수 있지만 나는 염려하지는 않았다. 실패로 끝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 방송을 보니 역시 3일 천하도 아닌 3시간만에 쿠테타는 실패했음을 알았다. 오늘 왼 종일 비상계엄관련 방송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데 왜? 윤석열은 무모하게 실패하는 게 뻔히 보이는데 친위쿠테타를 일으켰을 가? 알 수 없다. 비상계엄을 건의했다는 김용현 국방부장관이 "중과부적(衆寡不敵) 이었다."란 말을 듣고 좀 이해가 갔다.  병력동원이 적어서 실패로 끝났다고 고백하는 말이다. 어제 밤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은 280여명이었다. 그 때 국회 앞에 수 천명의 시민이 있었고, 국회의사당에는 수백명의 의원, 보좌관 등이 있어 국회 안으로 진입하여 국회를 장악하려고 했던 계엄군은 국회 본회의장 입구까지는 들어왔으나 회의장 안으로 진입은 실패했다.

 

민주당 국회의원과 18명의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계엄령 해제를 참석인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계엄군의 작전은 참으로 허술하기 짝이 없다. 치밀한 시나리오를 짰어도 국민의 수준이 높아 성공하기 어려운데 허술하기 그지 없었다. 결과적으로 실패가 뻔한데도 무모하게  스스로 무덤을 판 사건이다. 윤대통령은 오늘 새벽 4시 20분 계엄령은 해제를 발표했다. 

 

대통령이 돼 온 세상을 다 가진 것으로 보였던 윤석열은 권력을 잡은 지 2년 반만에 탄핵 당하거나 하야할 수 있게 되었다. 다행히 대통령직을 유지하더라도 이제 그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윤석열 본인이 참담하겠지만 나라도 잘 될 수 없다. 그는 겉만 번지르했다. 다들 속아 그를 밀었고, 가장 높은 곳까지 올랐다. 그러나 속은 텅비었음이 드러나고 지금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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