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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어찌 백성을 그물질 할 수 있느냐

by 仲林堂 김용헌 2024. 3. 7.

소래포구다.

 

맹자<양혜왕>편에 양혜왕은 맹자를 만나 나의 뜻을 도울 수 있는 것을 가르쳐주면 그 뜻을 따라 시험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공자는 "일정한 직업이 없어도 변함없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無恒産而有恒心者)은 오직 선비만이 할 수 있고, 일반 백성은 일정한 직업이 없으면 변함이 없는 마음이 없습니다(若民則無恒産 因無恒心). 그렇게 되면 함부로() 하고, 치우치고(), 사악()하고, 사치()하지 않는 게 없게 됩니다. 그들은 죄에 빠지게 되고, 그렇게 된 후에 형벌을 주게 된다면 이것은 왕이 백성을 그물질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일정한 수입이 있어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는 나쁜 길로 빠져들기 쉽다. 환경이 나빠 범죄에 빠진 백성에게 벌을 준다는 것은 나라가 범죄로 끌어 들이고 처벌하는 것으로 백성을 그물질하는 것과 같으니 왕께서는 백성들이 우선 먹고 살 수 있는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가르침을 준 것이다.

 

맹자가 2,400여 년 전 왕도정치 구현의 전제 조건으로 항산(恒産)을 주장했다. 항산이란 요즘 말하는 민생(民生)과 같은 것이다. 취업할 일자리가 없거나 적어서 또는 장애가 있어 취업이 되지 않아 먹고 살 수 없는 사람도 적지 않다.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때로는 범죄에 빠지게 된다. 항산이 되지 않아 범법자가 되는 것은 개인의 잘못도 있지만 정치가 나빠서도 될 수 있다. 맹자는 좋은 정치는 범죄의 결과의 대응만으로는 안되고, 범죄 원인에 대한 처방으로 항산을 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맹자가 살았던 농경사회에서는 '다섯 무의 땅에 뽕나무를 심으면 나이 오십이 될 때까지 비단옷을 입을 수 있고, , 돼지, 개 등 가축을 기르며 때를 놓치지 않고 번식시키면 나이 칠십인 사람이 고기를 먹을 수 있고, 백 무의 땅에 농사를 지으면 몇 식구가 굶주리지 않고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요즘 산업 정보 첨단 시대에는 농경만으로는 풍족하게 살 수 없고 여러 산업과 문화를 발전시켜야 항산 걱정이 없는 세상이 될 것이다.

 

맹자는 인의로 정치하면 천하가 잘 다스를 수 있다고 했고, 그 전제 조건으로 항산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이 시대에도 항산 즉 민생이 중요하다. 민생 문제의 첫 걸음이 일자리가 아닐 가 생각한다.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정치가 요구되고 있다.  

 

한편 일자리 걱정 없는 공산 국가 북한은 민생이 최악이라고 본다. 나쁜 정치는 생명 유지에 최소한의 식량도 주지 못하고 있다. 감옥같은 사회에서 빠저나오는 백성을 검거하고 감옥에 보내는 것은 현대판 백성의 그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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