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동생을 만나보고(Meeting my difficult younger brother)

23번 국도에서 눈 덮힌 계룡산이 보인다.

한 겨울이지만 올 겨울도 포근한 날씨다. 올 겨울에는 눈 대신 비가 많은 편이다. 고향에서 동생을 만난 후 23번 국도를 타고 올라왔다. 오는 도중에 계룡산 정상 부근에는 하얀 눈으로 덮혔다. 때로는 구름으로 덮혀 있거나 미세먼지로 뿌엿게 보일 때도 있다.  

 

자연은 제 갈길을 변함없이 끝도 없이 간다. 식물은 때가 되면 싹이 나고 꽃이 피고 결실을 하고, 동물도 식물과 더불어 잠시 나왔다가 사라진다. 인간도 잠시 이 세상에 나왔다가 때가 되면 사라진다. 지구라는 나이에 비하거나 우주라는 나이에 비하면 한 사람이 이 땅에 살아 있는 시간은 눈깜짝할 순간일 거다. 그 짧은 순간, 누구나 한번 나오면 사라지게 되는데 영겁이나 살 것 마냥 희노애락에 심각하게 매달린다. 돈이라는 것도 살아 있는 동안 내 것이지 세상 떠나면 다 소용없다. 그렇지만 살아 있는 동안은 돈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오늘은 암 투병하고 있는 동생을 만났다. 병색이 깊다. 제 몸 하나 지탱하기 힘겨워하고 있다. 항암하면서 부작용도 심하여 살이 붜 있었는데 오늘 보니 부기가 좀 빠졌다. 그 증상이 차도인지 아니면 악화되는 지 알 수 없다. 아픈 동생에게 관심을 주는 것 조금 있을 뿐이 해줄 게 없었다. 근래 금전으로 크게 준 것은 없다. 형제들의 공동기금 중에서 오늘 200만원을 보냈다. 그와 별도로 며칠 전 내 돈도 그 만큼 보냈다.

 

눈 덮힌 계룡산은 아름답게 보인다. 그러나 아픈 사람에게는 아름다운 자연이라도 눈에 가는 게 하나 없겠지. 자연의 이치가 순환이라면 끝이 없는 비극으로만은 끝나지 않겠나? 아니면 그렇게 끝난다고 한다면 하나의 작은 티끌 하나가 이 땅에 나왔다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우주의 눈으로 본다면 지독한 비극도 별게 아닐 거라고 말하고 싶다.

 

Although it is the middle of winter, the weather this winter is also mild. There is a lot of rain instead of snow this winter. After meeting my brother in my hometown, we drove up Route 23. On the way, the area near the summit of Gyeryong Mountain was covered with white snow. Sometimes it is covered with clouds or appears hazy with fine dust. 

Nature follows its own path without change and without end. When the time comes, plants sprout, flowers bloom, and bear fruit, and animals also appear and disappear along with the plants. Humans also come into this world for a while and disappear when the time comes. Compared to the age of the Earth or the age of the universe, the time a person is alive on this earth would be a blink of an eye. In that brief moment, everyone disappears once it comes out, but they are so clingy to the joys and sorrows as if they will live forever. Money is mine as long as I live, but it is of no use once I leave this world. However, while you are alive, there is nothing more precious than money. 

Today I met my younger brother who is suffering from cancer. The illness is deep. I am having a hard time supporting my body. I gained weight due to severe side effects from the cancer treatment, but today I saw that the swelling had gone down a bit. It is impossible to know whether the symptoms are in remission or getting worse. There was nothing I could do for my sick younger brother except to give him a little attention. There hasn't been much money given recently. I sent 2 million won today from the brothers' joint fund. Apart from that, I also sent that much of my own money a few days ago. 

Gyeryong Mountain covered in snow looks beautiful. However, for a sick person, there will be nothing that catches the eye, even if it is beautiful nature. If the law of nature is a cycle, wouldn't it end in endless tragedy? Or, if it ends that way, I would like to say that if the universe sees it as a small speck of dust coming from this earth and then disappearing, even the terrible tragedy would not be a big d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