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쓸쓸하다. 봄날에 희망을 꿈꿨고, 여름 더위 속에서 나날이 성장하는 가 했는데, 결실은 시원치 않다. 가을의 문턱을 넘자 한 해의 끝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지나간 나날을 돌아보며 올해도 그냥 나이만 한 살 더 먹는게 아닌가 하게 된다.
또 다른 모습의 가을은 화려하다. 산하를 붉게 물들인다. 때로는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들기도 한다. 꽃 피는 봄날도 아름답다고 하지만, 가을은 비록 꽃은 아니지만 잎새만으로 스케일이 큰 그림을 그린다. 가을을 가장 아름답게 하는 나뭇잎새는 뭐니 뭐니 해도 단풍잎이 아닐가?
어제는 축만제에서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을 보았다. 단풍 잎 아래에 철새가 물에 둥둥 떠 있다. 이것도 하나의 그림이 아닐 가? 싶다.
오늘 저녁무렵 구 경기도청 뒤 팔달산에서 단풍나무를 만났다. 햇살에 비춘 단풍의 아름다움이 나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나도 순간에 그 속으로 들어간다. 화려한 단풍은 쓸쓸한 가을로부터 벗어나 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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