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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휴대폰 없이 하루 나기

by 仲林堂 김용헌 2022. 9. 13.

좌측이 이번에 액정이 깨진 휴대폰이다. 2년 10개월을 사용했다. 우측은 이전에 사용했던 휴대폰이다.

어제 하루는 휴대폰 없이 하루를 보냈다. 그저께 밤 서북공심돈에서 잠시 쉬는 동안 휴대폰을 손에서 떨어뜨린게 휴대폰 케이스가 180도로 벌어진 상태로 돌 바닦에 떨어지면서 액정이 깨젔다. 그제께 밤까지는 화면이 보였으나 어제 새벽에 보니 액정이 백색으로 되어 있어 더 이상 볼 수가 없게 되었다. 이 휴대폰은 2년 10개월간 나의 소중한 휴대품이었다. 

 

휴대폰이 없으니, 우선은 전화 불통이라서 연락이 안되었다. 예전 같으면 가깝게 지내는 사람 전화번호는 기억할 수 있거나 수첩에 전화번호가 있어 연락할 수 있지만 휴대폰이 있는 시대에는 기억할 것도 없고 전화번호 수첩도 필요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휴대폰은 전화 기능뿐만 아니라 문자나 카톡을 주고 받는게 많다. 나만이 문자나 카톡이 없게 되었으니 무인도에서 혼자 사는 것과 같이 인간관계가 끊어졌다. 

 

또 하나 불편은 휴대폰의 카메라 기능이다. 휴대폰이 있으면 어디를 가든 남기고 싶은 게 있으면 휴대폰으로 쉽게 사진을 찍어 두곤했다. 요즘 휴대폰의 카메라 기능이 캐논 카메라 못지 않게 좋아서 휴대폰으로 찍어도 되니 무거운 카메라 들고 다닐 필요가 없게 되었다. 어제 하루는 아무런 기록 사진 하나 남길 수 없었다. 

 

그리고 휴대폰은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이나 마친가지로 모든 정보가 그 속에 있어 언제든지 알고 싶은 게 있으면 검색을 하여 알 수 있는 점이 있다. 궁금한 게 있어도 검색을 할 수 없으니 이것 또한 불편했다. 

 

휴대폰은 사람들을 정보의 세계로 안내하는 필수품이 되었다. 무엇이든지 해결할 수 있는 만능키이며 요술방망이와 같은 게 되었다. 우리는 휴대폰이란 문명의 이기를 타고 달리는 정보화 세상에 살고 있다. 즉 우리는 디지털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다. 만약 휴대폰이 없다면 아날로그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는 빠르게 앞으로만 달리는 정보화 세계란 사람을 편하게 할 것만 같지만 실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으려, 또 남보다 앞서로고 단 한번 뿐인 인생에서 꼭 이렇게만 살아야 하는 가? 의문도 같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호랑이 등을 타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달릴 수 밖에 없는 세상이다. 

 

하루를 못 버티고 오늘 새로 휴대폰을 장만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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