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는 붉은 꽃이 백일이나 핀다고하여 백일홍나무라고도 부른다. 그래서 배롱나무를 가로수로 심는 지자체가 많다. 그러나 이 나무는 추위에 약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배롱나무를 가로수로 심은 후 추위에 얼어죽었다는 언론 보도가 여럿이 있다.
보은TV 2013년 6월 13일 방송에서 "추운날씨를 견디지 못하고 상당량이 얼어 죽어 지난해 보식까지 했던 이평대교~누청삼거리간 배롱나무가 지난 겨울추위에 또다시 얼어 죽었다. 이뿐만 아니라 시외버스터미널~이평대교 사거리간 4차로 확포장 구간 940m에 조경용으로 식재한 배롱나무 108본도 모두 얼어 죽었다."라고 보도했다.
부안뉴스는 2021년 5월 12일 방송에서 "부안군 거리 등에 식재된 가로수 수백여 그루가 냉해 등으로 고사 되거나 고사 위기에 처했다. 특히 배롱나무와 멀구슬나무의 피해가 컸고, 잎이 나올 시기가 지났는데도 앙상한 가지만 드러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있는 나무들이 모두 고사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피해는 최소 수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보도했다.
완주전주신문도 2021년 6월 18일자 기사에서 "동해·냉해로 인해 떫은감, 사철나무, 배롱나무 등 산림작물(임산물)피해가 매년 늘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난화가 되어 수원에서도 배롱나무를 심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수원시는 지난 2020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화양로 등 6개 노선 총 3.7㎞ 구간에 배롱나무 가로수를 식재했다.
지난 2020년 팔달구 동말로(L=720m/117주)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화양로(L=1100m/240주) ▲덕영대로803번길(L=700m/115주) ▲고매로(L=450m/54주) ▲덕영대로735번길(L=150m/26주), 영통구 ▲효원로(L=600m/56주) 등에 배롱나무 명품 특화 거리를 조성했다.
볏짚으로 싸매 주면 괜찮다고 하지만 작은 가지는 싸맬 수 없다. 작은 가지는 동해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지난 해는 운좋게 큰 추위가 없어 살아 남았다. 그러나 내년이라도 영하 20도의 큰 추위가 찾아 온다면 배롱나무는 다 얼어 죽을 수 있다.
충북대학교 임학교 신창섭 교수는 "배롱나무 겨울 휴면지의 내한성 평가"라는 조경학회지에 기고한 논문에서 "배롱나무는 대전지역까지는 동해 피해없이 생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청주이북의 중부지역에서는 간헐적 동해 피해가 예상되고, 전체가 고사할 심각한 피해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했다.
신교수의 실험 결과에서 청주 이북의 중부지방에서 심각한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경고도 무시하고 있다. 나도 또한 배롱나무가 얼어죽은 것을 수원시 팔달구 서호공원(축만제)에서 보았고, 지난 7일에는 심온 선생 묘역 정자 앞에 심은 배롱나무에서도 보았다.
수원시는 여름철에도 계절꽃을 즐기며 시민들이 걸을 수 있는 ‘배롱나무 명품 특화거리’를 조성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몇년 못가 얼어죽을 것으로 뻔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 그지 없다.
수원시에서는 이런 사업을 하면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전문가의 의견을 듣거나 배롱나무 가로수 사례를 검토 후 실행했다면 이런 낭패볼 수 있는 일은 하지 말아야 것이다. 나무를 심는 일은 백년대계를 가지고 행해야 할 것이다.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화양로에 가로수로 심은 배롱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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