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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답답하고 어두운 날

by 仲林堂 김용헌 2021. 9. 11.

살다보면 맑고 개인 날도 있지만 앞이 잘 보이 않고 희망이 주저앉는 답답한 날도 있다. 어제가 바로 그런 날이었다. 지난 밤 어제 낮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잠이 안 와 오랫동안 뒤척이다 겨우 잠들었다.

 

봄부터 찾았던 상추에서 진딧물은 어제 논산 양촌 상추재배단지에 갔을 때도 역시 없었다. 마감 날은 하루 하루 다가 오는데 시험은 착수조차 못하고 있다. 이제 앞으로 한 달 안에 끝내야 한다. 어떻게 할 가?

 

이렇게 일이 안 풀리는 것은 나는 첫 단추가 잘 못 껴서라는 생각이다. 본래 상추에서 복숭아혹진딧물은 발생하지도 않거나 극히 드물게 발생하기 때문에 '시험하라 게' 잘 못이고, 그런 일을 맡은게 재수가 없다. 어제 전주에서 책임자와 담당자를 만나 대상 작물과 대상 곤충을 변경을 요청했으나 그들은 들어주지 않았다. 담당자의 이야기는 하나는 민원이 있었고 또 하나는 전문가 상추에서 진딧물 발생 확인했으니, 두번의 검증을 통해 시험이 결정된 것이라고 했다. 이제 와서 변경해 달라니 너무 늦었다고 했다. 우리들의 잘 못이 없으니 안된다는 것이다.

 

어제 나를 쓸쓸하게 하나는 전주에서 잘 아는 후배 직원을 만났을 때 첫 인사가 "지금은 코로나로 만나서는 안됩니다", "공문 처리하여 주십시오, 그게 원칙이 아니겠습니까?" 했을 때 마음 속으로 이런 친구가 있나 했다. 남과 남의 만남은 이렇게 공식적일 수 있다. 그러나 가족이 만났을 때는 이런 말이 안 나온다. 무슨 원칙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나는 남이 아닌데 그런 말을 들었다. 어제 그와 만남은 남과 만남이과 같았다. 그를 보며 참 답답하다 생각했지만 한편으로 내가 그로부터 이런 대우를 받는게 나 자신이 쓸쓸 했다. 

 

돌아오면서 차가 무척 밀렸다. 저녁 7시 40분쯤 사무실에 도착했다. 어제 분양받은 상자를 꺼내면서 진딧물 접종하지 않은 피만화분이 세 화분이 아니라 하나뿐이었다. 차에 실을 때는 한 화분만 실고, 두 화분은 아마 자신들이 사용하려 실지 않은 것이다. 별 것은 아니지만 이도 실망이고 소통 부족이었다. 

 

어제는 애를 썼지만 별 소득이 없고 실망하는 하루였다. 앞으로 이 문제는 정상적 처리는 어려울 것 같다. 사람의 의지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일이 있고 하늘의 도움이 있어야 되는 일이 있다. 더 이상 하늘의 도움을 받기 어려울 것 같다. 이제 어쩔 수 없이 편법을 쓰지 않고는 해결이 어려울 듯하다.

오두산성에서 바라본 북쪽 모습이다. 답답하고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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