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사회에서는 한 집에서 3대가 함께 사는 경우가 흔했으나 지금은 2대도 같이 사는 경우가 드물다. 나도 두 아들을 뒀고, 둘 다 결혼해 따로 살고 있다. 평소에는 따로 떨어져 살고, 명절이나 무슨 큰일이 있을 때 만난다. 특히 요즘은 코로나 19 펜데믹으로 가족 간에도 만나지 말라고 하니 더욱더 그렇다. 다섯 사람 이상 만나지 말라고 해서 오늘은 작은아들 식구가 왔고, 내일은 큰아들 식구가 온다.
가족 간에 자주 못 만나니 가끔 만나면 반가울 뿐 간혹 잘못이 있어도 그냥 넘어간다. 함께 지내면 각자의 위치에 따라 지켜야 할 예절이 있다. 혹시 예에 벗어나면 꾸지람도 주며 예의를 바르게 가르쳐줬다. 자주 못 보니 자식은 부모에 관심이 없다. 자기만 잘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주신 고마움은 모른다.
논어 학이편에 효(孝)라는 것은 인(仁)의 근본이라고 했다. 부모 형제를 먼저 사랑한 후에 다른 사람도 사랑하는 것이니 부모에 효도하고 형제에게 우애가 있어야 함은 인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어버이를 사랑하는 것보다 큰 사랑은 없다. 어버이에 효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다른 것은 볼 그것도 없다.
우리나라가 선진국보다 코로나 19 방역을 잘 할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로 나는 ‘우리나라 사람이 다른 나라 사람보다 예절을 잘 지켰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가 감염되는 것을 염려보다 나로 인하여 다른 사람이 감염될 가 염려하여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을 잘 지킨 것이다. 남이 감염될 가 염려는 예절이다. 우리는 그동안 동방예의지국이라고 일컬어져 왔다. 알고 모르게 우리는 남을 배려하는 전통이 이어져 온 것이다.
우리는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가 코로나 펜데믹에 나라가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효의 근본인 인이 없으면 사람이 살기 어려운 것이다. 우리는 합리주의를 지향하지 않을 수밖에 없지만,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예절도 지키고 후손에 물려줘야 할 것이다. 설 명절을 맞아 아들과 손자를 만나 예절 지킴에 솔선수범하며, 그들이 잘 못 하면 꾸중도 해야 한다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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