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79세의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했다. 그는 비록 나이가 80세에 가깝지만 날렵한 몸매와 걸음걸이를 보면 거의 청년과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번에 새로 외무부장관 후보자도 나이가 75세이다. 이제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노익장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어제는 올해 90세인 분과 함께 경기도 광주시 경안동 소재 성균관유도회 광주시지부를 찾아 갔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책장에는 한시집이 가득했고 80-90된 어르신들이 7-8명이 계셨다. 한 분이 만장(輓章: 천에 글씨를 써 깃발로 대나무 장대에 달아 상여 앞에서 들고 가는 것)을 쓰고 계셨다. 내가 만장을 구경한지도 참 오래되었다. 돌아가신 분이 큰 인물이면 만장이 100장이 넘는 경우도 있었다. 만장은 일종의 조화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상여 나갈 때 돌아 가신 분을 위하여 애석한 마음을 담은 시귀를 써 매달고 그 앞에 갔다.
점식식사 시간이 되어 나는 먼저 주차한 차를 끌고 건물 앞에 도착하니 어르신 4분이 탔다. 차는 경안천을 건너 팔당댐 근처 분원리 매운탕 집으로 갔다. 식당에 도착하여 자리에 2명과 3명이 따로 자리에 앉았다. 나는 여기서 만난 어르신 중 아시는 분이 한 분도 없었고, 나와 수원에서 동행하신 분은 광주유도회에 나오시는 한 분만 아시고 두 분은 초면이라고 했다. 나는 초면인 두분과 함께 자리를 같이 앉았다.
붕어찜을 주문하고 나서 종업원이 나오자 초면인 어르신이 누구에게 여쭐 것도 없이 계산서를 가지고 오라고 한다. 내 옆에 계신 어르신이 저분은 93세이고 나는 92세라고 먼저 말씀하신다. 93세 어르신은 건강해 보였지만 보청기를 꼈다. 그래도 대화가 안되었다. 귀가 드셔 그런지 말 소리가 컸다. 혼자 말씀이 "내가 이곳 농협에서 근무를 했고, 팔당댐이 막을 때 수몰지역 보상금을 줄 때 돈을 자루를 들고 마을로 찾아다닌 적이 있다"고 말씀했다. 93세과 92세 어르신 상이군경으로 만난 친구라고 했다. "친구들은 다 죽었어"라고 했다. 또 한 분은 좀 젊으신 87세라고 했으며 차를 가지고 다닌다고 했다. 한 분은 차가 있어 이 세분은 차도 있고 돈도 쓸줄 알아 삼총사로 자주 만나는 것 같았다.
종업원이 음식과 함께 계산서를 가지고 오자 93세 어르신은 얼마냐며 지갑에서 오만원권을 꺼내 계산을 했다. 비록 연세가 많지만 돈을 내는 것을 보니, 당당하게 살으시는 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 올 때 92세된 분이 먼저 내리더니 걷는 게 아니라 뛰었다. 광주 시내로 돌아와 93세 되신 분께서 택시타고 가겠다며 택시타는 곳에서 내리셨다.
돈이란 아무리 많아도 죽는 날까지 쓰지 않고 구두쇠로도 살 수 있고, 오늘 본 할아버지와 같이 돈을 쓰며 당당하게 살 수도 있구나! 생각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절략하는 정신이 몸에 배어 지갑을 그냥 풀지 못하고 살았다. 검소함이 나쁜 게 아니라 자랑스런 것이지만 너무 검소하다보면 속 좁게 보이고 움추려 든다. 나도 쉽지 않겠지만 당당하게 살아보자 구나!
이 글의 뜻을 풀이하면
하늘은 무슨 연유로 이 사람을 부르는냐! 이에 대하여 옥황상제는 이 한 사람이 긴요하다고 한다.
상여 소리는 슬픈데 푸른 산은 적막하구나 ! 이 길에 누가 눈물 흘리지 않겠느냐
현절사 도유사 이단우 울며 절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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