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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서원

잡지에 기고한다고 하여 작성한 성혼선생 춘향제 글이다.

by 仲林堂 김용헌 2019. 10. 27.


문화축제로 나간 우계 성혼선생 춘향제

 

김용헌

유교신문 수원주재기자/광산김씨판교공파종회 도유사

 

벚꽃 만발하는 화창한 봄 날씨다. 지지난해 성균관에서 개최된 우계선생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나서 언제 성혼 선생의 유적지를 방문하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지인으로부터 우계 성혼선생 추향제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금년 420일 우계 춘향제에 처음 참석했다.

 

경기도 파주시 파주읍 성현로 36 우계 선생 묘소 입구에서 하차하여 묘소가는 길로 들어서자 길 양편에 소파우제”, “월야독음”, “말 없는 청신이요”, “계상춘일등 선생의 시가 현수막에 걸렸다. 선생께서 400여 년 전에 지은 시라지만 오늘에 사는 사람들의 가슴에도 와 닿는다.

 

선생의 사당의 입구인 경앙문(景仰門)에 들어서자 잔치 집 분위기다. 많은 참배객이 마당 가득하다. 제례봉행 시간에 앞서 도착하여 우선 선생의 사당과 묘소를 찾았다. 사당에는 牛溪祠堂이라고 쓴 현판이 걸려 있다. 선생의 위패는 감실 안에 잘 모셔져 있다. 이미 차려 놓은 제물은 검소해 보였다. 사당 왼편에는 신도비가 있고, 그 위쪽으로 선생의 묘소가 있다. 경건하며 존경하는 마음으로 선생의 묘에 재배를 했다.

 

우계문화재단(이사장 성호경)과 우계사당제전위원회(도유사 정붕채)가 주최하고 파주시와 파주문화원이 후원한 제7회 우계 성혼 선생 춘향제가 11시부터 시작되었다.

 

춘향제는 먼저 우리문화재당 성기철 이사가 우계 성혼 선생의 소개가 있었다. 성 이사는 "오늘 바쁘신 가운데 제례에 참석한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우계 선생은 의병장 조헌, 김집 등 200여명에 이르는 문인을 배출하였다. 자신을 바르게 닦아서 다른 사람에게 미치게 한다는 우계의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실천도학은 정신문화교육의 지표일 것이다. 우계의 사상은 파주 문화적 전통과 긍지를 넘어 대한민국의 정신적 유산으로 국민정신 교육의 선양으로 재탄생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거안례, 전폐례,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음복례, 망료례 순으로 진행되었다. 초헌관에 최종환 파주시장, 아헌관에 이영복 우계사당 전 도유사, 종헌관에 성호경 우계문화재단 이사장이 맡았다.

 

제례 봉행 후 내빈 소개와 인사말씀이 있었다. 참석한 내외빈으로는 박정 국회의원, 성일종 국회의원, 성장현 용산구청장, 파주시의원으로 이성철, 조인원, 한양수 의원, 우관제 파주문화원장, 이찬호 파주향교 전교, 남덕희 적성향교 전교, 이자이 신사임당 추모선향회 회장, 이용규 매죽헌 현창사업회 이사장, 이천용 율곡 종손, 이돈영 파산서원 원장, 문천기 용주서원 원장, 최복현 자운서원 원장, 성사영묘 이상봉 도유사, 동현단 김형식 도유사 등이다.

 

제례봉행이 끝난 후 본 제례를 주최한 정붕채 우계사당제전위원회 도유사의 인사말씀이 있었다. 정 도유사는 "참석한 내외빈에 감사드린다면서 더 낳은 춘향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서 성호경 우계문화재단 이사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성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전국 각지에서 참석하신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우계선생의 사상은 지금과 같이 빠르게 현대사회에서도 변함없이 이어받아야 할 도덕이며 철학이다. 이번 춘향사는 하나의 제례를 넘어 축제로 발전시키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초헌관을 맡은 최종환 파주시장은 인사말에서 "파주는 구봉 송익필, 우계 성혼, 율곡 이이 등 세 큰 인물의 고장이라며 이들 세분은 한살 터울로 태어났고 학문적으로 모두 아주 뛰어났다. 서로 정치적 입장은 다르면서도 서로 우정은 변함없이 돈독했다. 앞으로 훌륭한 우계 정신을 계승하여 세상에 필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 후 박정 국회의원, 성일중 국회의원, 성장현 용산구청장, 이용규 매죽헌현창사업회 이사장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제례 후 문화행사가 12시부터 경기도 파주시 파주읍 성현로 36 우계사당 앞마당에서 300여명의 관람객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행사는 무대에서 우계선생 시조 족자 전달, 한시 창(漢詩 唱), 영어 시 낭독, 풀롯4중주 연주가 있는 가운데 단 아래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진행되었다.

 

먼저 하얀 두건과 도포를 입으신 천리향 홍익효충예절문화원 원장께서 우계의 시조를 붓글씨로 써 만든 족자를 우계문화재단 성호경 이사장에게 전달하고 관객에게 펼쳐 보였다. 이 시는 과거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 우계의 대표적인 시조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말없는 靑山이요

없는 流水로다

값없는 淸風이라

임자 없는 明月이라

이 중에서 병없는 몸이

分別 없이 늙으리라

 

이어서 성균관 전의이며 전례사인 이재철 선생의 우계선생의 한시창이 있었다. 도포를 입고 유건을 쓰고 무대에서 앉아서 두루마리에 쓴 한시를 창으로 읊었다. 근래에 보기 드문 명창으로 많은 관객의 이목을 끌었다. 이번에 읊은 창은 시냇가에서 봄날이라는 계상춘일(溪上春日)라는 제목으로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五十年來臥碧山 푸른 산 속에서 오십년을 사는데

是非何事到人間 인간사 시비 될 일 무엇이랴

小堂無限春風地 조그만 집에 봄바람 끝없이 이는데

花笑柳眠閒又閒 꽃은 웃고 버들가지 잠자는 듯 한가하구나.

 

이어서 우계의 시와 시조를 전한준 선생이 작곡한 곡을 이경자 선생 외 4인이 합창을 했고, 우계의 시 일부가 하와이대학 "Anthology of Korean Literatur"에 번역된 것을 성의순 선생께서 영어로 낭독(朗讀)했다.

 

끝으로 성기선 이화여대 교수의 지도로 이화여대 플롯 4중주단의 연주가 있었다. 성기선 교수는 우계의 14대손으로 줄리어드 음대 교수, 뉴욕 신포니에타 음악감독을 역임했고 현재 이화여대 교수로 강남심포니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이날 문화행사는 "그간 우리의 제례는 근엄하게 내려 와 숭조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이번 우계선생의 춘향제는 제례를 넘어 하나의 문화축제로 발전시켰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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