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조금도 쉼이 없이 가고 있다. 이 가을도 흘러 가고 있다. 가을이 가는 흐름을 가장 잘 감지 할 수 있는 것이 낙엽이다. 낙엽이 지고 나면 그 때는 한 해의 끝도 얼마 남지 않게 된다. 어제(11월 11일) 오후 서호공원에는 생의 마지막 모습인 단풍은 가고, 죽음의 모습인 낙엽이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선 나뭇잎을 담아 보았다.
이미 동료들은 다 떠 났다. 이제 우리도 서서히 갈 준비를 하고 있다. 홀로 남은 잎새 삼형제는 가는 날까지 함께 한다.
물류가 흐르던 대동맥과 지방도로가 이제서 눈에 띤다.
거목으로 자라나는 메타스퀘어나무 잎새도 곱게 간다.
버즘나무 낙엽 하나 햇빛이 통과 하자 고운 자태를 들어 낸다. 죽은 순간까지도 곱게 가는 모습이 참 부럽다.
땅에 진 버즘나무 낙엽이다. 분해 과정으로 들어 가고 있다. 이 생명도 혼(魂)은 빠저 나가고 백(魄)은 땅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승의 아쉬움을 달래려는 우리네 생각일뿐 썩어 사라지는 일뿐이 아니겠는가?
메타스퀘어 낙엽이다. 살다보면 허리도 굽어지고 때로는 팔다리도 온전치 못하기 쉬운데 이들은 처음처럼 그대로다.
벚나무 잎새 하나 최후의 순간까지 붉게 태우고 나서 땅에 지었다. 이 생도 찢기는 고난이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열심히 살았다는 징표다. 이 정도면 미련이 없이 죽음을 마지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잎새 하나 최후 순간까지 불태우고 있다.
조금 먼저 간 그대들이다. 그들 사이에도 며칠 일찍 아니면 늦게 갈뿐 어느 것 하나 생노병사를 빗겨 나갈 수 없는 숙명이다. 낙엽을 보면 그 떨어진 시차를 알 수 있는 장면을 잡았다.
봄의 전령사 산수유가 이제 겨울을 맞이하면서 열매로 아름다움은 선물을 만들고 있다.
마지막 벚나무 잎새이다. 아웃포커싱 했고, 햇빛을 받는 잎새를 주인공으로 해 돋보이게 했다.
칠손이나무 잎새도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목련은 훌훌 잎새를 털어내고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잔득 가지마다 내년에 피워낼 하얀 꽃송이를 지금부터 만들기 위하여 내공을 쌓고 있다.
단풍잎이 별이 되어 땅에 졌다.
땅에 진 단풍 낙엽이다. 여럿이 가면 하나의 그림이 된다.
단풍(丹楓)이란 말은 붉은 잎새이다. 이 단풍나무가 이름 그대로 단풍이다. 아름다움이란 똑 같으면 별로다. 여러가지 색깔이 있을 때 오케스트라가 되는 것이다. 이 단풍은 오직 붉음 하나라서 아름다움은 기대 이하이다.
노란 단풍이다. 이 나무의 단풍도 빨간 단풍과 같이 단색이니 별로다.
이렇게 붉기도 하고 노랗기도 하는 등 여러가지 색을 띨 때 아름답다. 나무도 땅도 왼통 단풍이다.
버즘나무 낙옆이 수북하게 쌓였다. 여기도 이별의 현장이다.
배롱나무(백일홍)이 잎새를 다 털어내고 겨울에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은행나무가 중앙에서 빗겨 서 있고, 우측에는 건물이 받치고 있다. 하늘에는 흰구름이 떠 있다. 좋은 구도이다.
누렇게 물드는 버드나무 사이로 철새가 보인다. 늦가을의 풍경으로 겨울철새와 누런 버드나무를 잡았다.
가까이는 누런 버드나무, 가운데 철새, 멀리 여기산 그리고 구름이다. 여기산 단풍과 구름이 더 선명하면 좋을 텐테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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