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2월 1일 계절은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날이다. 단풍은 이미 다 졌고, 그렇다고 겨울은 일러 겨울의 맛도 없다. 꽃도 없고 단풍도 없는 이 때에는 볼 게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 속을 깊이 들어다 보면 건저낼 것이 없는 것도 아니다. 시간은 멈춤이 없어 눈에 잘 띠지 않지만 흘러가며, 사물을 변화시킨다.
오늘은 평년에 비하여 포근한 날씨라 소풍하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평소에 돌아 보던 대로 서호공원 동북쪽부터 남쪽 제방이 있는 곳으로 꺼리를 찾으면서 갔다. 부들 열매, 산수유 열매, 단풍 낙엽, 억새, 갈대, 철새 등을 촬영했다.
털을 날리는 부들 열매이다. 털에는 아마 그의 자손을 퍼트리기 위해 씨앗를 털에 매달고 바람에 멀리 날리기 위함일 것이다. 종족을 퍼트리는 본능은 어느 종이나 가지고 있다.
부들의 종족 보존 기술은 다른 어느 종에서 찾아 볼 수 없는 특별한 방법이다.
낙엽이 진 식물도 많지만 이렇게 초 겨울을 맞는 지금도 푸른 식물이 있다.
토끼풀도 겨울에도 싱싱한 모습이다.
산수유 열매가 새빨갛다. 통통한 피부도 고와 늙지 않을 것 같은 아름다운 여인도 주름을 비켜 갈 수는 없다.
내년에 꽃이 필 산수유 꽃망울이다. 산수유도 가을이 오자 잎새를 다 벗어던지고 겨울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꽃망울도 따스한 봄이 올 때를 기다리며 겨울을 보내야 함을 알고 있다.
생명이 끊어지면 더 이상 자신을 가꾸지 못하고 만다. 몸은 망가지게 된다. 젖은 땅에 묻혀 짓밟히도 하나 때로는 미라가 된 것 같이 형체를 유지하면서 가는 것도 있다.
단풍낙엽도 미라가 되어 가고 있다. 그 바닦에는 겨울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것도 있다.
철새가 서호에 내려 왔다.
흰뺨검둥오리로 보인다.
망초 꽃은 가는 털에 씨앗을 달고 날려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산 앞에 서호저수지가 있어 그림을 만든다. 저수지에 철새가 한라로이 놀으니 평화다.
서호 제방 한쪽에서 갈대밭이 오시는 님에게 눈요기를 주고, 제방 위 푸른 소나무가 늘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땅에 떨어지지 못하고 매달린 잎새이다. 단풍이 들으면 바로 가야하지 무슨 미련이 있다고 떠나지 못하는 가?
수 많은 철새들이 찾아 왔다. 우리네도 고향만 지키는 사람은 흔치 않다. 거의 철새이다.
타향이라 처음은 설겠지만 뿌리를 내려야 정착이 가능하다. 흰뺨검둥오리도 이곳이 낯설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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