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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장의, 전인 등 유교 용어 바로잡자

by 仲林堂 김용헌 2018. 10. 28.

나의 지인 중 한 사람이 "장의(掌議)가 무엇이냐"고 질문을 하여 "장의는 본래 유생의 반장입니다. 요즘으로 보면 학생회장입니다. 그런데 한 향교에서 장의가 한 두 명이면 족한데 유생(儒生)을 높여 다 장의라고 부르고 있어요. 요즘 장의는 향교의 임원으로 유림(儒林)이라고 보면 됩니다."라고 답 하자, 그는 "요즘의 세대들이 이런 어휘를 알기나 하고 관심이나 있을까 싶습니다."라고 다시 답했다.

 

성균관이나 향교에서 주로 사용하는 장의(掌議), 유림(儒林), 전인(典仁), 전의(典儀) 등 어휘를 과연 일반인은 얼마나 알고 있을 가 의문이다. 우리 유교인만이 알 수 있는 특수한 어휘가 아닌 가 쉽다. 그리고 문제는 이런 어휘가 바르게 사용되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장의(掌議)란 조선시대 성균관유생들의 자치기구인 재회(齋會: 성균관 재생이 재중의 공사를 처리하던 자치적 모임)의 임원으로 동재(東齋)와 서재(西齋)에 각 1인씩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장의는 향교에는 인구 1 만 명당 1명의 장의를 둘 수 있다고 하여 수원향교 같은 곳에서는 100명 이상의 장의를 둘 수 있다고 하며 향교의 임원 모두를 장의라고 부르고 있다. 모두 학생회장이라고 부르는 꼴이 되었다.

 

성균관의 임원은 전인(典仁), 전의(典儀), 전학(典學), 사의(司儀), 사예(司藝), 감사(監事)를 두고 있다. 전학(典仁)은 국어사전에 없는 용어이고, 전의(典儀)는 어학사전에 있으나 대한제국기, 장례원(掌禮院)의 일을 맡아보던 판임(判任) 벼슬이나 나라의 큰 의식에서 모든 절차를 도맡아 진행하는 집사(執事)의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칭하는 것으로 지금 성균관에서 사용하는 어휘와 다른 뜻이다. 전학(典學)'교육과 학문 등에 관한 업무는 전학이 담당하는 사람'이고, 1945년 광복 후 전국유림대회에서 직제를 개편하여 석전과 의례에 관한 사항은 전의(典儀)가 소관하기로 했다.

 

특히 전인(典仁)은 국어사전에도 없을 뿐만 아니라 성균관 발간 유림수첩 등 어느 곳에서도 그 정의가 없다. 성균관은 전인, 전의, 전학에 대한 용어 정립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성균관의 임원구성은 보면 성균관 종규 37조에 典仁 150인 내외, 典儀 250인 내외, 典學 150인 내외, 司儀 50인 내외, 司藝 50인 내외를 둘 수 있다고 하여 임원을 5단계 순서로 구분했다. 그러나 조선시대 학제에 있는 성균관 직제에는 현재의 임원 직제 중 사예(司藝)만 있을 뿐이다. 사예는 대사성, 사성 다음으로 높은 정 4품의 교수직이었다. 그런데 지금 사예는 성균관 직제 중 가장 낮은 직급이다. 성균관은 임원 직급 단계에 대한 현재 규정이 맞는 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본다.

 

성균관 종규 38항에는 '직급별 소정의 교육을 이수하여야 차 상위 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이 부여 된다'고 했다. 교육만 이수하면 상위 단계 임원이 될 수 있다는 것도 현실에 맞지 않는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으나 유교는 조선시대에 사용했던 지금은 일반인 사용하지 않는 장의 같은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고, 또한 국어사전에도 없는 전인(典仁) 같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장의는 학생회장을 칭하나 모든 학생을 장의라고 부르고 있으니 적합하지 않는 단어이다.

 

유교는 요즘 세대가 알아들을 수 없는 용어를 계속하여 쓰고 있다. 또한 바르지 않게 쓰고 있다. 유림이 변화 없이 젊은 세대가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계속 쓴다면 점차 젊은 세대와 격리되고 있지 않을 가? 걱정이다. 성균관은 온고(溫故)에 더 이상 머물지 말고 지신(知新)이 될 수 있도록 하여 젊은 세대와 격리되지 않고 함께 할 수 있는 용어의 재정립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성균관 대성전에서 임원 고유를 한 후 전학(典學)들의 기념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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