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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물과 꽃

비온 후 맑게 갠 늦은 봄날 서호 풍경

by 仲林堂 김용헌 2018. 5. 19.

사람이 못 만드는 것이 없을 것 같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사람은 돌맹이 하나도 만들지 못한다. 사람은 하늘이 창조한 것을 단지 변형시킬뿐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하늘이 다 해 놓은 것이다. 하늘은 놀라우며 신비롭지 않은 것이 하나 없다. 하늘이 만들어낸 것 중에서도 살아 있는 것이 더 신비로웁다. 사람도 살아 있는 것 중 하나이며, 자연의 일부로 자연 속에 살면서도 우리의 삶은 생명이 있는 자연으로부터 격리되어 있다. 특히 아파트에서 삶은 더 그런 것 같다. 내가 사는 아파트도 그렇다. 거실, 침실, 서재 모두 무생물 속에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연을 찾음은 생명이 있는 본래의 인간의 모습에로 다가 가는 것이 아닐가 싶다.


며칠간 여기 수원에도 봄비치고는 큰 비가 왔다. 오늘 아침에는 하늘에 늘 끼여 있는 미세먼지도 씻기고 맑은 하늘을 드러냈다. 오전에 집을 나서니 습한 공기는 하나 없고 마치 가을 느낌이 들었다. 서울에서 모임을 가진 후 오후에 집으로 돌아 와 쉬고 해질녁에 카메라를 들고 서호로 갔다. 나는 그 모임에서 회장이란 짐을 이번에 벗었다.


서호공원을 지난 5월 9일 찾았고, 그 후 10일 만에 다시 찾았다. 오늘도 나무, 풀, 들판, 산, 정원, 물, 사람들 등 살아 있는 생명의 모습을 보고, 카메라에 담았다.


연못에서 잠자던 노란붓꽃이 수면으로 삐쭉 삐쭉 솟아나오더니, 이제는 파란 줄기에서 예기치 못한 노란 꽃을 낳았다.  

  

타원형의 노란 꽃잎은 부채살 같이 펼치고, 그 부채 손잡이 쪽으로 옅은 밤색 문양을 만들었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누구를 위하여가 아니라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나타낼뿐이다.



잔디의 동반자며, 경쟁자 토끼풀이다. 예쁠 것까지 필요없다. 무성하기만 해라. 예쁘나 미운나를 넘고 서울대 학생이되거나 시골학교 학생이나 따질 필요가 없다. 그냥 학생이면 된다. 우리도 자연이라면 하나의 사람이었으면 그만인 걸...

 

산수유나무도 꽃이 피고 난 자리에 역시 열매를 달았다.


이른 봄부터 흐날리던 버들가지가 잎만 있는 줄 알았으나 다시 보니 씨앗을 달았다.


바람에 흔들리며 거역하지 않고 바람 타는 부드러운 모습으로 즐기는 줄만 알았는데 다시 보니 홍역을 치르는 듯 잎새가 시달린 모습이다. 고통 없는 생명이 어디에 있을 가?

 

잎새가 복숭아 열매를 키워내고 있다. 저절로 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세상에 저절로 되는 것은 하나 없다. 잎새에서 햇빛을 받아 공장을 돌려 만든 제품이 열매로 보내줘야 열매 다운 열매가 될 수 있다.


목련 잎이 실팍하게 자라고 있다. 부모님 잘 만나고 좋은 음식 잘 먹고 풍파에 찢기지 않고 잘 자라는 학생과 같은 모습이다. 이런 모습이 하늘이 내린 모습이 아닐 가?  


매실인 줄 알았으나 살구 같다. 공 모양의 이쁜 열매를 달았다. 


우애가 좋은 형 동생 같기도 하고 사이 좋은 친구 같기도 하다.


자식이 하나만, 둘이, 삼형제가, 4형제가 있다. 혼자 보다는 여러 형제가 있는게 좋아 보인다.

 

단풍나무가 빨간 열매를 달았다. 열매가 독특한 형태이다.


칠손이나무 꽃이다. 석가탑과 같이 위로 올라 갈 수록 좁아 지는 탑 모양이다.


칠손이나무는 각층마다 꽃 잎에 암술과 수술이 있다. 암술은 잘 보이지 않으나 수술은 각 방마다 6개가 보인다.


명자나무 잎이 무성하다. 각자 제 몫을 다 하고 있다.


소나무 암꽃이다. 송홧가루는 날아갔고 껍질만 있다. 솔잎은 치열하게 싸운 전사와 같이 억새졌다.


송홧가루 자루가 열려 있는 그 아래에 새끼 솔방울 달렸다.


서호 제방에서 본 국립작물과학원 중부연구소(옛 작물시험장) 시험 포장이다. 지금은 모내기를 하려고 논을 평탄하게 고르고 물을 댄 모습이다. 이곳에서 새로운 벼 품종을 육성했고, 지금도 더 좋은 벼 품종을 만는 연구를 하고 있는 곳이다.


논 두렁을 잘 보면 30cm간격으로 푯말이 하나씩 있고, 그 옆에 벼 모가 있다. 푯말에는 번호표가 있다. 각 푯말 아래에 묘가 있다. 그 묘는 벼 품종을 교배하여 새로 육성한 계통을 다시 이앙하려고 하는 있는 것이다.

 

서호저수지에 있는 인공섬이다. 역광이라 잘 보이지 않지만 이 섬에 너무 많은 새들이 서식하여 나무 피해가 심하다.


서호 제방에 운동하는 사람들이다. 아마 백세 장수를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이다.


재두루미 한 마리가 머리를 이쪽 저쪽으로 돌리면서 사람이 해곶이 할지 모를 가 해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서호 둘레길 중 오솔길이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길이다. 우리 인생길도 이런 오솔길이라면 괜찮을 듯하다.


서호공원 동쪽 편에 있는 잔디 광장이다. 앞에 보이는 산이 여기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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