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엊그제 같는데 시간은 화살 같이 빨라 벌써 초여름이다. 올해는 봄부터 지금까지 서호공원에서 자연의 모습을 관찰했다. 나뭇가지 속에서 새 눈이 솟아나는 것이 경이로웠고, 그 속에서 꽃 눈이 나오고는 아름답게 펼치는 모습을 보고 자연은 아름다움을 보고 느꼈다. 그 후 꽃은 지고 아기 잎새가 자라는 모습을 보며 본디 타고난 성품은 티가 없구나 생각해보았다.
오늘도 서호공원에서 조팝나무, 노란붓꽃, 산수유, 매화나무, 벚꽃, 복숭아나무, 칠손이나무, 명자나무, 소나무, 무궁화나무와 무당벌레, 금계국, 모내기를 한 논 등을 만나고 더 그들에 다가 갔다. 이제 자주 만나니 친구같다.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잡아 보고 그속으로 들어 가보려 한다.
흰 천사를 하늘로 보낸 목련은 너른 잎새를 펼치고 있다. 널직한 잎을 보니 손 큰 종부 같이 복을 나눠줄 것만 같다.
노란붓꽃이 귀티가 난다. 정갈한 옷으로 입고 있는 규수같다. 사람도 귀티가 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모습도 깨끗하고 마음도 청빈하여야 한다.
꽃이 한창 피는 가 했는데,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벌써 꽃은 다 지고 한 송이만 외롭게 남아 있다. 화무십일홍은 좋은 시절은 오래 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누구나 전성기가 있으니 그 때 더 잘하라는 의미이다.
산수유 잎새가 구김이 없이 자신의 품성(品性)을 잘 드러내고 있다. 품성은 하늘이 준 것이다. 산수유는 산수유 특유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 품성을 잘 살려야만 한다. 그 품성이 비바람에 찢기고 상처받으면 본디 가지고 있는 성품을 드러낼 수 없다.
조팝나무는 화무십일백(花無十日白)이고, 이제는 꽃은 지고 새눈이 일제 발돋움을 하고 있다.
많은 토끼풀 군락에 꽃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누구는 잘나고, 누구는 못나고 없이 도진개진이다. 토끼풀과 별반 다르지 않은 우리 인생이다.
산수유 열매가 곱게 달렸다. 눈에 잘 띄지 않는지만 이들도 자신의 임무을 다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결실을 맺지 못한다.
벚꽃 열매다. 화려한 꽃에 비하여 열매는 작으나 귀함이 묻어 있다. 비록 열매는 작으나 귀하니 업신여길 수 없다. 작은 업적이라도 그것이 귀하면 소중한 것이다.
소나무의 자색 암꽃을 높이 모시고, 그 아래 솔잎이 돋아 나고 있다. 사람들은 소나무에서 절의를 배우고 있다.
복숭아나무가 많은 상처가 보인다. 복숭아는 과실을 바라며 사람이 육성하여 만든 나무이다. 다른 나무는 멀쩡하나 과실만 바라고 만든 나무는 이렇게 상처를 받는다. 세상의 이치가 여기에도 있다. 이 나무는 '과실만 바라지 마라 그러면 손해를 감수하라'고 한다.
엄동설한을 뚫고 꽃을 피어나는 매화나무이다. 고난을 딛고 일어서는 꽃이라고 하여 옛 선비들의 사랑을 받은 매화나무이다. 근래에 열매인 매실은 경제적으로 술로 반찬으로 쓰임새가 많다.
칠손이나무 열매이다. 열매란 본디 후대를 잇기 위한 씨앗이다. 그 씨앗을 잘 키위기 위한 어머니의 젖과 같은 것이 우리가 먹는 과육이며, 과실이다.
잎새가 큰직한 칠손이나무이다. 침엽수는 겨울에 맞는 식물이고, 잎새가 넓은 활엽수는 열대지방에 적응한 식물이다. 이 나무의 원산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 열대지방이 아닌가 싶다. 나무는 스스로 이동할 수 없지만 사람에 의해 다른 지방으로 이동했다. 농작물이나 조경수 등 대부분이 사람이 재배하는 식물이 대부분 이주식물인 경우가 많다.
명자나무 가지 순이 무럭 무럭 자라고 있다. 자라는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자라는 모습은 보인다. 목 마를 만하면 촉촉하게 비에 배 불러 쾌재를 부른다.
무궁화나무 잎에 있는 무당벌레 번데기이다. 번데기 과정을 거쳐 성충이 나온다.
금계국 꽃이다.
서호 제방에 핀 금계국이다.
여럿이 있으면 든든하고, 군중심리가 발동해 으쓱한다.
금계국의 나라가 되었다. 한 핏줄 한 민족이다.
서호 제방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다. 젊은이보다 노인이 더 많다. 백세 시대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서호 제방에서 바라 본 중부작물과학원 벼 시험 포장이다. 모내기 한 논이다. 작물은 매년 파종하거나 이앙을 해 하나의 생애를 출발한다.
아파트 화단에 핀 장미이다. 화려한 장미도 알고 보면 쓰라린 상처가 많다.
농민회관 울타리에 핀 장미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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