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순간도 쉼 없이 흐르는 시간
시간은 계절을 태우고 흘러갔다.
영원이 다시 못 올 것 같았지만
작년에 왔던 봄이 올해도 되돌아 왔다.
포근한 날씨
바람도 훈훈하다.
서호에 고운님이 다시 오셨다.
바로 얼마 후에는 커튼은 내리고 장막 속으로 사라질
예쁜 옷을 입고 온 그대
시간은 기다리지 않는다.
그대 생애 최고의 순간을 잡아보았다.
그리고 이름을 지어주고 불러본다.
군군신신 부부자자의 산수유
고결한 천사를 품은 목련
하늘과 땅에서 재료로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조팝나무
바람부는 대로 흔들리며 즐기는 버드나무
꽃다운 청춘을 맞는 살구나무
아무나 보여주지 않는 문양(紋樣) 개나리
해가 기울자 문을 닫는 봄까치꽃
이제야
그들은 내게 다가 오는 것 같다.
산수유는 생애 최고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죽은 듯이 있던 가지에 움이 트고 꽃망울이 돋아나더니 세상을 향해 노란 별을 터트린다. 꽃대 하나 하나 君君臣臣 父父子子이다. 모두 맡은 자신의 역활을 다하고 있다.
여럿이 모여 합창하니 이목을 끈다.
格物致知하면 한 아름의 꽃 다발속에 30여개의 꽃이 들어 있고, 각 꽃마다 꽃 잎이 있고 암술 하나 수술 4개씩 있다.
수천의 백의천사들이 나무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늘이 준 성품은 본디 이렇게 때가 묻지 않았다.
천사가 나무가지 끝에서 출산을 하고 있다.
세상에 깨끗한 모습을 들어내고 있다. 오직 깨끗할 때까지만 머물고는 조금이라도 더러우면 바로 내 몸을 던져 버리고 하늘 나라로 올라 간다.
연못에서 생명이 꿈틀대고 있다.
조팝나무 잎새도 하늘과 땅에서 재료를 받아 공장을 잘 돌리고 있다.
버드나무 가지가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며 즐기고 있다.
가지마다 싹이 돋아 나고 있다. 고만 고만한 여러 친구들이 함께 하니 외롭지 않다.
살구꽃이 터질듯 잔뜩 부풀었다. 꽃 다운 청춘이여 좋은 시절이여...
소풍을 가기 전날 기대에 부푼 살구꽃이다.
복숭아 가지에도 물은 오르고 있다.
잎새가 꽃망울 같은 명자나무도 출발선에 있다.
서호공원 철로변에 있는 게이트볼 구장이다.
개나리가 지금 한창이다. 나는 "이런 날 구경하는 사람이 좀 있어야 최면이 서는 거지"하면 다가 갔다.
아무 것도 없을 줄 알았는데, 꽃등에(?) 한 마리가 찾아 와 있다.
접사하여 자세히 보니 개나리도 문양이 있다. 암술 둘레에 12개가 빨간 줄이 있다.
매화 가지에 꽃망울이 터들듯하다.
봄까치꽃이 해가 기울자 꽃잎이 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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