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살 틈새에 카메라 렌즈를 집어 넣지도 못한채
거북한 자세로 겨우 한 컷 잡아 보니
거북등에 탄 반듯한 비신 그리고 용두, 당당한 풍채이다.
창살로 둘러쳐 있을 뿐만아니라
철망까지 빈틈없는 감옥에서
성균관 묘정비는 먼지를 잔득 뒤집어 씌운채 울고 있었다.
겉으로는 화려한 옷을 입었다고 하지만
속은 꼼짝 달싹 하지 못하는 좁은 감옥이다.
묘정비는 누구 한 사람 면회 올 수도 없는 독방에서 자유을 달라며 외치고 있다.
그러나 안전하게만 그 자리에 있기만 그만이지
누구도 관심이 없다.
언제 묘정비는 울음을 그칠 수 있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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