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소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와 같았어.
다 같은 식구였지
어찌 해볼 도리가 없이 그렇게 살았던 거야.
당신이 없었다면 누가 논을 갈았겠어.
질마와 구루마 덕에 우리네 아버지 등좀 폈지.
소와 민초 다 그런 숙명이었지
그 순하디 순한 소에게 못 할일 많이 시킬 수 밖에
순한 민초 시키는대 대로 살았지!
나 역시 학교에서 돌아오면 먼저 데부뚝으로 가 소 풀뜨끼기는 것이 가장 큰 일이었었다. 해 질녁에 소가 배 불러 퉁퉁해지면 어린 내 마음도 배불렀다. 소 고비를 잡고 돌아 올 때는 그 발거름 가벼웠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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