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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해석

창덕궁의 현판 이야기

by 仲林堂 김용헌 2016. 12. 9.

창경궁은 일제가 폄하되어 궁(宮)에서 원(苑)으로 격하되어 한동안 창경원으로 불렸다.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이곳은 벚꽃놀이와 동물원으로 유명했었다. 80년대초 동물원은 과천으로 이전하고  창경원에서 본래이 이름인 창덕궁으로 원래 이름으로 돌려 놓았다. 


나는 지난 12월 7일 해 질녁 성균관 석전교육원에서 사례편람교육을 맡치고 창경궁(昌慶宮)을  방문하여 정전(正殿)인 명정전(明政殿)을 비롯한 여러 현판을 둘러 보았다. 현판은 글씨 자체만으로도 명필이라 볼만하며, 그 이름은 깊은 뜻이 들어 있다. 그것은 임금을 비롯한 왕비, 대비, 왕손들이 어떻게 살아야 마땅한 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 의미를 대부분이 유교에서 따왔다. 주로 군주가 나아갈 길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오늘날 우리들에게도 좌우명으로 삼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이들의 현판을 살펴본다.

명정전(明政殿)은 정치를 밝히는 궁궐이란 뜻이다. "대학(大學)"의 첫 귀가 명명덕(明明德)이다. 밝은 정치를 하라는 뜻이다. 공(公)과 사(私)가 분명하고 사사로움이 없으며 민을 위한 투명한 정치는 바른 정치의 첫 걸음이다.   

문정전(文政殿)은 학문으로하는 정치를 하는 궁궐이다. 성현의 말씀을 배우고 익혀 바른 정치를 하라는 뜻이다. 이곳은 임금이 신하들과 정사를 나누던 집무실이다.


함인정(涵仁亭)은 인(仁)에 흠뻑 빠진 정자이다. 공자님의 사상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인(仁)이다. 공자는 올바른 인간관계를 이룩하고 자 했다. 그러기 위하여 인간의 보편적인 사랑인 인(仁)을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인(仁)을 통하여 명덕(明德)하며 지선(至善)이른다고 했다. 함인정 앞에서 정시(庭試: 임금 앞에서 보는 과거)를 실시했다. 정시는 과거에 합격하여 나라의 인재로 뽑힌 사람들이 임금 앞에서 등위를 정하는 시험이다. 나라를 이끌어 갈 인재들에게 갖춰야할 덕목은 인이며, 인에 흠뿍 빠지라고 함인정(涵仁亭)은 이야기하고 있다. 함인(涵仁)은 고급스런 정치 이념이다.    


경춘전(慶春殿)은 봄을 즐겁게 맞이하는 궁궐이다. 춘(春)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뜻한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경하할 일이다. 이곳은 대비가 잠자는 침전(寢殿)으로 사용되었으며, 정조와 현종이 탄생한 곳이다.


환경전(歡慶殿)은 경사스런 일을 환영한다는 궁궐이다. 이곳은 왕과 왕비의 침전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왕과 왕비가 사적으로 머무는 공간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늘 경사로운 일이 많아 기뻐하라는 의미가 있다. 공적인 집무를 보는 명정전이나 문정전은 바른 자세로 엄격하게 일을 처리하고, 그 후 사적인 공간으로 돌아와서는 편안한 마음으로 머물며 재 충전할 수 있는 곳이란 의미를 둔 것이다. 

  

통명전(通明殿)에서 명(明)은 덕(德)을 밝히는 명덕(明德)이며, 통명은 덕을 매우 밝힌다는 뜻으로 본다. 통명전은 왕과 왕비의 침전이며, 용마루가 없는게 특징이다.


양화전(養和堂)은 인간관계는 갈등이 생길 때 화(和)로 풀며 좋은 관계가 유지된다. 화합과 평화를 키우는 것이 양화라고 본다. 전(殿)보다 격이 낮은 당(堂)이다.



영춘헌(迎春軒)은 후궁의 거처였다. 봄을 맞이하는 집이란 뜻이다. 대유학자인 정조는 이곳에서 독서를 즐겼다고 한다. 후궁이 거처에서 독서를 했을 가? 조금은 이해가 안된다. 정조는 이곳에서 승하를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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