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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천인합일(天人合一)의 병산서원

by 仲林堂 김용헌 2016. 5. 27.

병산서원(屛山書院)은 사람들이 접근하기 쉬운 마을에 있으면 좋으련만 오고 가려면 고개 하나를 넘어야 하는 외진 곳에 있다. 요즘도 차를 타고도 접근이 어려운 곳이다. 수원향교 일행이 탄 버스가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갈림길에서 5분여를 달리니 강변이 시야에 들어 왔다. 강은 산기슭 아래 평지를 깎아내면서 산 아래로 흘러갔다. 길은 산기슭을 오르내리며 나 있고, 버스는 좁은 길은 조심조심해서 더듬거리면서 갔다. 남쪽은 강물이 흐르고 북쪽은 높은 산이다. 위험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조심해서 버스는 병산서원 주차장에 도착했다. 앞은 강물이 있고 강 건너는 높은 산이 둘러쳐 있다. 병산((屛山)이라는 이름이 붙으니 산은 하나의 병풍이 되고 그림이 된다. 옛 사람들은 산과 산을 구비 구비 휘감으면서 돌아가는 물길이 9번 이루면 구곡(九曲)이라고 했다. 아홉이라는 숫자는 완성수로서 구곡은 최고의 경지를 뜻하게 된다. 유교에서는 사람도 자연을 닮으려 한다. 자연이 최고의 경지 구곡에 이르듯이 인간도 최고의 경지에 이르고자 했기 때문이다.

병산서원은 앉은 자리가 평안하다. 하늘 높이 올라가려는 외국의 교회나 현대의 고층 건물과 달리 서 있는 게 아니라 편안하게 앉아 있다. 또한 그 모습이 소박하다. 자연에 거슬림이 하나 없이 자연과 하나이다. 우리네도 자연과 합일하는 그들에게서 하늘의 이치를 찾으며 그들을 닮고 싶다.

우리 일행은 비 내리는 아침에 복례문을 지나 만대루 아래를 거쳐 이 서원의 중심 건물인 입교당에서 해설사로부터 병산서원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구곡의 풍광에 젖었고, 자연미가 가득한 건축물에 또한 빠졌다. 더 머물고 싶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버스에 탔다.

 



맨 앞에 있는 문이 복례문(福禮門)이다. 복례는 논어에서 나오는 극기복례(克己復禮)로 자기의 사욕을 극복하고 예(禮)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앞에 보이는 건물이 우리나라 서원 건축물 중에서 가장 자연을 닮고 독특한 건물 만대루(晩對樓)이다. 만대는 저녁에 대한다는 뜻이나, 그 외에도 늦게까지 공부 즉 공부를 쉼 없이 열심히 하라는 뜻도 있지 않을 가 한다.


입교당(立敎堂)에서 일행이 만대루 쪽을 보고 있다.


우측에 있는 돌 기둥은 불을 밝히는 등이다. 예전에는 송진을 사용하여 불을 밝혔다고 한다.

 

만대루에 북이 하나 걸려 있다.


만대루이다. 길쭉한 대청마루 사방으로 열린 시원한 모습이다.  여름에는 시원해서 공부하기 십상일 듯하다.


만대루 아래를 지나 입교당에 이른다.


신(新)과 구(舊)가 잘 어울린다.



가는 비가 병산서원 입교당에 내리고 사람들은 정취에 젖어든다.  

참 반듯하게 썼다. 병산서원은 때로는 이 글씨에서 하나의 흩트러짐이 없는 완벽을 추구하는 게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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