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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도봉산 바위에 날개 달기 (바위 이름 붙이기)

by 仲林堂 김용헌 2016. 1. 3.

바위가 오랜 세월 나이를 먹으면 신비로우며 아름다워 진다. 딱딱한 모남은 없어지고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게 되면 하나의 조각품이 된다. 때로는 그 모양이 어떤 것을 닮기도 하면 그 바위는 이름을 갖는다. 고래바위가 되기도 하고 거북바위도 된다. 친구와 같이 도봉산에 오르면서 어떤 사물의 형상을 닮고 있음에도 아직 이름 없는 바위 여럿을 보았다. 

 

김춘수 시인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했다. 나는 아직 이름 없는 바위에 이름을 붙여 날개를 달아 주려한다. 오늘 도봉산 산행을 하면서 만난 바위 중 몇개 바위에 이름을 붙이고, 상상의 날개를 펴 이야기를 불어 넣는다.

키스하는 사랑바위이다. 사랑바위라고 이름 붙인다. 우측 갑순이가 입을 좌측 나뭇군 갑돌이에게 가까이 하자 갑돌이가 입을 벌리고 있다. "이거 남이 보면 안되는데 큰 일이다"고 한다. 이 바위는 도봉대피소 앞 골자기에 있다.

 

할아버지바위, 아들바위, 손자바위 3대가 꼭 붙어 "우리는 영원한 한 가족이다"라고 한다. 삼대바위라고 이름 붙인다. 신선대에서 본 자운봉이다.

 

 

우측에 있는 보살바위가 참선하면서 "해탈은 어렵다"고 말한다. 보살바위라고 이름 붙인다. 이 바위는 주봉의 뒷쪽 소나무 바위 옆에 있다.

 

백곰이 고개를 처 들고  있다. 백곰바위라고 이름 붙인다. "어디 잡아 먹을 거 있나" 한다. 대피소 근처에 있는 바위이다.

 

잠자는 말이라고 숙마(宿馬)라고 이름 붙인다. 좌측이 입이고 우측 위쪽에 작은 눈은 감고 있다. 언제 잠에서 깨어나면 천리마가 되어 삼천리 강산을 달릴 것이다. 대피소 화장실 옆에 있는 바위이다.

 

공룡이 내려 가고 있는 공룡바위라고 이름을 붙인다. "체첸이사의 뱀 혼내 주겠다"고 한다.  몸통은 톱니같은 7개의 갈기가 있고 머리는 소나무 있는 곳에 있다. 이 바위는 신선대 올라가는계단에서 본 만장봉 바위 중 하나이다.

 

빳빳한 남근암(男根岩)이라고 새로 별명(別名)을 붙인다. 싱싱하여 암바위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다. 이 바위는 도봉산의 주요 봉오리 중 하나인 주봉(柱峰)이다. 주봉(柱峰)이란 기둥같이 생긴 봉오리란 뜻이나 바위 하나만을 봉오리라고 하기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 마당바위에서 북쪽으로 30-40지점에서 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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