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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 이야기

골동품이 된 선풍기

by 仲林堂 김용헌 2015. 8. 9.

 찌는 더위도 어제 소나기가 지나더니 한풀 꺾기는 듯하다올 여름 우리 가족을 더위로부터 지켜줬던 선풍기도 이제 임무를 거의 마칠 날도 멀지 않았다. 우리네는 여름이 물러가면 바로 가을이고 이 해도 멀지 않았으니 가는 세월이 아쉽지만, 선풍기는 올 한해도 임무를 맡치고 명예롭게 한 살을 더 먹는 것 같다

 

전자제품은 몇 년 만 지나면 값싸고 편리한 새로운 것이 나와 수명이 짧으나 우리 집 선풍기 수명이 질기다. 1978년 아버지께서 신혼살림을 살 때 오셔 선풍기도 없냐며 돈을 주셔 사와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으니 올해로 37살이 되었다. "금성" "골드스타"란 상호이다. 금성 LG전자의 회사 이름이고, 골드스타는 회사의 상품마크(심벌)이다뒤편에도 바람이 나온다는 역풍선풍기로 그 당시에 선전을 많이 탔었다. 타이머 작동은 10여 년 전부터 못하지만 좌우 회전은 지금도 잘 돌아가고 있어 사용에 어려움이 없다. 110V 때 사용하여 소형변압기로 220V로 전환시켜 사용하고 있다. 모터를 덮고 있는 플라스틱이 조금 흠집이 나 있으나 이것도 작동에는 지장 없다오랜 세월 보물과 같이 우리 집을 지켰던 이 선풍기가 올 해 새로운 선풍기에 밀려 날 뻔 했었다. 집사람이 시원한 바람이 잘 나온다고 하는 선풍기 하나를 한 달 전 구입했으나 소리가 너무 크다고  다음 날 반품을 시켰다.

 

나는 15층 아파트로 살고 있으며 동서로 바람이 잘 불어 에어컨이 꼭 필요한 날이 연간 며칠밖에 안되어 에어컨 살 계획은 없고, 앞으로도 이 선풍기를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사용할 것이다. 이 선풍기는 자신의 능력으로 스스로를 지켰고그리고 주인인 우리는 그를 알고 합당한 대우를 해주고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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