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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입춘대길하며 건양대길을 바라며

by 仲林堂 김용헌 2015. 2. 4.

오늘은 봄이 들어선다는 입춘이다. 내가 다니는 수원향교에도 입춘대길(立春大吉)과 건양다경(建陽多慶)이라는 글귀가 향교 대문에 걸렸다. 입춘은 한 해의 시작이라고 본다. 새해를 맞이하며 좋은 운수가 있고 경사스런 일이 많이 있길 빌지만 안타깝게 오늘 "SKY도 슬픈 인문계" 어두운 신문기사가 마음을 걸리게 한다. 서울대 연대 고대 인문계를 2013년과 2014년 졸업한 3745명 중 절반도 안 되는 1,701(45.4%)만 취직이 되었다는 기사이다. 인문계만 취직 문이 좋은 것은 아니다. 예체능계도 인문계 못지않게 어렵고, 자연계도 조금 쉽다지만 역시 좁은 문일 게다.

 

우리나라 최고 명문 대학을 나오고서 취직이 안 된다면 다른 대학은 어떻겠나! 정규직 취직은 어렵고 겨우 얻을 수 있는 직장이란 비정규직이 태반이다. 정말 요즘 대학을 졸업하는 젊은이들 불행하다. 취직이 어려우니 휴학하면서 졸업을 미루면서 취직 준비하고, 그리고 졸업 후에도 정규직으로 취직이 안 되니 결국에는 비정규직이나 알바로 생계를 이어가는 젊은이들이 부지기수이다. 일자리가 없으니 연애도 할 수 없고 결혼도 할 수 없게 된다. 살아가기가 참 팍팍하니 자포자기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열심히 공부하나 그렇지 않으나 취직은 매 한가기로 어려우니 공부해 보아야 허사 되고 만다. 그간은 공부 잘 하면 잘 살 수 있는 희망이 있었으나 지금은 아주 극소수이니 이룰 수도 없는 목표에 홀리지 말고 공부에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한다.

 

지금 젊은이들이 취직이 안 되는 것은 그들이 태만하고 열심히 살지 않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은 기성세대보다 더 많은 스펙을 가진 유능한 청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이들의 잘못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가난을 이겨내고 이 만큼 잘 살게 이끌어 온 기성세대의 잘 못이라고도 볼 수 없다. 국가 지도자가 무능해서 그렇다고 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요즘 들어 특히 부정부패가 심하고 정치가 잘 못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비록 나는 경제 전문가는 아니지만 나의 소견은 이와 같은 원인은 세계화에 의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 우리가 못살았던 60-70년대에는 저임금으로 국제경쟁력이 높아 고속 성장을 했지만 지금은 고임금으로 국제 경쟁력이 떨어져 제조업이 국내에서 중국 등 저 개발국가로 이전하므로 일자리가 없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은 고임금이면서도 잘 살 수 있는 것은 그들은 기술이 좋기 때문이 아닌 가 본다. 남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기술 개발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앞으로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하여서는 누구를 탓한다고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높아진 임금 탓으로 저 임금으로 갈 수는 없고, 선진국에서와 같이 남들이 따라 오기 어려운 우수한 기술을 가진 나라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기술개발에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할 우수 인재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우수 인재는 의대로 가고 산업분야로 가지 않고 있다. 우수인재가 산업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는 무엇보다 우선하는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입춘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는 각자 맡은 바에 곧은 마음을 가지고 지성(至誠)으로 일을 한다면 어려운 난관은 뚫릴 것이고 운수가 좋은 일이 있으며 경사스런 일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유학(儒學)에서는 바라는 뜻을 이루려면(慾誠其意者) 우선 앎을 할 수 있는 데까지 하며(先致其知) 그렇게 하려면 사물의 이치를 파고들어야 한다(致知 在格物). 사물의 이치를 파고드는 것이 곳 과학이며 기술개발이다. 그 이치는 대충하여는 알 수 없으며 지극한 마음으로 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물의 이치를 파고들면 수신(修身)할 수 있고 나아가 치국(治國)하고 천하에 밝은 덕을 밝힐 수 있다(明明德於天下者)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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