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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활연관통(豁然貫通)

by 仲林堂 김용헌 2015. 1. 16.

활연관통(豁然貫通)

 

높은 산을 오르려면 온갖 난관을 뚫고 나가야 정상에 도달하게 된다. 활연관통(豁然貫通)에서 豁은 "뚫릴골 활"자로 골자기에 해(어려움)를 뚫고 간다는 의미이다. 끊임없이 험한 길 을 뚫고 나가면 드디어 관통이 된다. 불교는 기도나 참선(參禪)을 통해 정신적으로 번뇌와 욕망을 없애고 해탈(解脫)이 이른다고 한다. 불교에서 해탈 같은 것이 유학에서는 활연관통(豁然貫通)이다. 격물(格物)하면 활연관통이 된다고 한다. 유학(儒學)의 핵심은 격물이고, 격물하는 방법이 대학(大學: 公子가 쓴 四書 중 하나)의 핵심이라고 한다.

 

나의 앎()을 지극히 하려면 사물에 접하게 될 때 그 이치를 끝까지 찾아내야 한다(在卽物而窮其理也). 사람들은 모두 영(생각)이 있어 모두 앎(지식)을 얻을 수 있다(蓋人心之靈). 세상의 모든 만물은 이치가 없는 게 없으나(而凡天下之理) 다만 이미 내가 알고 있다고 해서 이치를 끝까지 찾지 않아서(莫不因其知之理而益窮之) 앎이 부진하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힘써 그 이치를 찾아내려고 힘쓰다보면 어느 날 갑자기 활연관통(豁然貫通)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모든 사물의 이치에 대하여 겉과 속 어느 하나 모르게 없는 경지에 이른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무엇을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겉으로만 보기 쉽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건성으로 보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를 보면 "시인은 자신이 담쟁이가 된 것 마냥 깊이 있게 관찰하므로 서 좋은 시가 나오게 되는 구나" 느끼게 된다. 사물을 잘 보고 그 깊이가 깊어 눈감고 그림을 그리듯 표현하면 하나의 시가 된다. 누구든 잘 보면 시인도 될 수 있다. 식물학자는 담쟁이가 어떻게 생존하고 있는지 잘 관찰하여 그 이치를 알면 그것이 과학논문이 된다. 잘 살피면 훌륭한 과학자도 될 수 있다. 예술가는 담쟁이에서 깊은 예술을 찾아 낼 수도 있다. 공장에서 물건을 만드는 사람도 늘 만드는 제품도 지극한 마음으로 깊이 살펴본다면 남들이 생각하기 어려운 최고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격물을 통하여 생각하지 못했던 창의력이 나오게 된다. 이와 같이 지극하게 살펴보는 것을 격물(格物)이라고 한다. 또 이상적인 정치도 격물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불교에서 해탈은 보통사람들이 실천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유학에서 누구든 격물하면 활연관통이 될 수 있다격물이 쌓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활연관통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되면 비로소 장인이나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하는 일이 보람이 없는 것이 없고,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 갈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누구든 격물은 자신의 발전과 행복을 위하여 마땅히 추구해야 할 것이다. 활연관통이 되면 자신은 물론 세상도 밝은 덕으로 가득 차게 할 것이다

 

울릉도 성인봉을 오르는 도중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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