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 사진

심의(沈義)가 쓴 반조부(蟠桃賦)란 시와 무릉도원

by 仲林堂 김용헌 2014. 10. 29.

조선 중종 때 문신 학자인 심의(沈義)는 반조부(蟠桃賦)란 다음 시(詩)에서 복숭아를 먹었더니 진인(眞人)이되어 동해바다를 넘 놀았다고 했다. 

 

반조부(蟠桃賦) / 심의(沈義,1475-)

 

삶과 죽음 부질없음을 슬퍼하면서 티끌세상 벗어나 먼길 떠났네.

상계(上界)의 선부(仙府)까지 올라가서는 

하토(下土)의 풀더미를 굽어 보았지.

요지(瑤池: 곤륜산에 있다는 연못)를 지나서는 돌아옴도 잊었는데

옥모(玉母)가 날 이끌고 길을 인도하였네.

한알의 신령한 복숭아를 주었는데, 그 향기 너무 짙었다고 

가만히 받아서 씹어 삼키니,

문득 이 몸 진인(眞人)으로 되돌아가서 

어지러이 두둘실 날아 올라서는 

아득한 동해 바다 넘 놀았다네.   

 

무릉계곡은 도교 사상에서 이야기하는 신선이 사는 계곡을 일컸는다. 심의는 상계(上界)의 선부(仙府)가 있었고 동해 바다 넘 놀았다고 했다. 무릉도원(武陵桃園)은 신선이 사는 별천지이다.

 

무릉계곡 반석에 오르면 바위에 새긴 수 많은 한자 이름을 보게 된다. 많은 시인 묵객들이 신선이 사는 선계에 왔다는 흔적을 바위에 남긴 것이다. 그들은 이름 새기면서 "나 선계의 꿈을 꾸었네, 그리고 나 여기 왔네"했을 것이다. 그러나 심의가 말한 것과 같이 삶과 죽음도 슬퍼하는 것이 부질 없다고 했는데, 바위에 이름 석자 새기는 것 더 말할 필요 없이 부질 없는 일이 아니겠나! 어느 누구 한 사람 그 이름 하나 기억해 주는 사람 없을 것이다.

 

수원향교 선현지(先賢地) 방문 일행도 선계의 무릉계곡에 와 잠시 머문다. 무릉인지도 모른채...

 

아름다운 산은 단풍으로 물들었계곡에서 물흐르는 소리 시원하다. 넓직한 바위에 올라 시름 다 벗어놓고 편안하게 머문다.   

옛 사람들의 흔적이 보인다. 나도 무릉선계에 왔노라고, 지금 사람들 우리도 왔네한다.

 

 단풍 사이로 이쁜 바위가 펼처 있고 물은 흐른다.

저기 바위에 앉아 있는 사람들, 바로 저기가 무릉도원이라고 멀리서 보는 사람들 생각한다. 정말 저곳에 있는 사람들 자신이 선계에 왔다고 생각할 가?

정하연(1450-1752)이 삼척부사로 있을 때 이곳에 와서 큰 바위에 다음 글자를 새겼다.

武陵仙源 (무릉선원: 별천지가 이곳부터 연유한다는 뜻)

中臺泉石 (중대천석: 바위가 중간쯤 대가 있고 샘물이 나온다는 뜻) 

玉壺居士 書 申未  (옥호거사 서 신미: 옥호거사는 정하연의 호, 서는 쓰다. 신미는 신미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14년 2월 20일 "한국도교문화 특별전"에 참석할 때 본 글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