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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진화하는 벼농사: 전화농사

by 仲林堂 김용헌 2013. 11. 21.

 

오늘 오전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에서 벼와 시설채소 농사를 하는 한 농민을 만났다. 그의 하우스 옆에 벼 육묘상자가 산더미같이 쌓여 있었다. 그가 올해 165,000평 (49,500m평방미터: 825마지기) 논에 심었던 육묘상자다. 그는 콤바인으로 17일간 230,000평에서 벼 수확을 했다고 한다. 예전에 낫과 쟁기로 농사짓던 시대 100마지기(2만평) 농사는 대농(大農)이였다. 한 사람이 하루에 1마지기(200평)를 모내기...할 수 있으니 100마지기에 심으려면 연100명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농기계를 이용하여 825마지기 농사를 혼자서 하니 정말 놀랍다.

그가 이렇게 많은 농사를 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슈퍼맨이어서가 아니고 농기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땅이 많아서도 아니며 모두 다른 사람 농사를 대신하여 짓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 벼농사는 전화농사(電話農事)라고 한다. 전화만 하면 모심어주고, 탈곡해서 정미소까지 실어다 준다. 예를 들어 모심기는 150평당 22,000원을 주면 심어 주고, 심는 것에서부터 물대기, 비료주기, 병충해 방제까지 일체의 농사를 다 해주면 평당 1,000원을 받는다고 한다.

한 농민이 이앙기, 트랙터, 콤바인을 구입하여 직접 농사짓기에는 농기계 구입 비용부담이 커서 대농(大農)이 아니면 소농(小農)은 힘들다. 지주(地主)의 입장에서 보면 임대를 주는 것보다 자경(自耕: 자기 스스로 농사짓는 것)하므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금도 덜 낼 수 있고 정부보조금도 받을 수 있으며, 볏짚 판매 수익까지 올릴 수 있어 좋다.

세상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농업인구가 줄어들면서 노령화됨에 따라 농사는 누가 짓나 걱정도 하겠으나 그런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농업도 이런 환경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예전에 백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전문 농업인 혼자서 할 수 있게 되었다. 땅 주인은 전화 하나로 농사를 질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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