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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해석

창덕궁 후원 옥류천

by 仲林堂 김용헌 2013. 8. 3.

 

창덕궁 후원 가장 깊숙한 곳에 옥류천(玉流川)이란 정원이 있다. 옥류천은 숙종이 지은 시에서 보면 심산유곡에서 거대한 폭포가 흘러내리는 것과 같은 아름다운 경치를 표현했지만 실제 폭이 1미터도 채 안 되는 작은 도랑이다. 숙종은 겨우 1m의 폭포를 왜 300척이나 된다고 했을 가? 또 그 물이 구천에서 내려 온 다고까지 했다. 왜 그렇게 과장을 했을 가 궁금하다.

신선도(神仙圖)란 그림이 있다. 누구나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찌들고 어려울지라도 마음만은 신선이 사는 곳에 살고 싶다. 미술은 선명하게 드러내기보다는 뭔가 있을 것 같은 흐릿한 미지의 세계를 그리기도 한다. 분재나 수석은 작은 나무나 돌을 실내 공간으로 끄러들어 상상의 세계를 펼치며 자연의 정취를 즐기기도 한다. 이곳 정원은 신선도와 같이 자연에 의미가 있는 조형을 가미하여 지상낙원으로 승화시키려고 했다고 할 수 있다.

바위를 파내어 태극모양으로 물길을 돌리고 원의 반은 땅(土)으로 채웠고 반은 물(水)로 채웠다. 술잔을 물 위에 띠울 수 있게 했다. 그 바위 아래에 1미터 가량의 폭포를 만들었다. 폭포 바로 옆에는 태극정(太極亭)이란 정자를 세웠다. 이 폭포 위 논에서 벼농사를 짓고, 폭포 아래서는 수백 년 된 뽕나무가 자란다. 태극은 음과 양이 만나서 만들어 가는 만물 생성의 근원이다. 즉 옥류천에는 세상의 근원이 있고, 벼를 재배함은 식량을 만들고, 뽕나무는 양잠을 통해 옷을 만드니, 먹고 입는 것을 해결하니 이곳이 신선이 사는 천국이며 지상낙원이 해도 틀리지 않을 가?

요즘 세대가 즐기는 분재와 수석의 세계에 빠지듯이 다음 시를 감상하면서 옥류천이란 지상낙원의 세계로 들어 가 보자.

玉流川 / 肅宗

飛流三百尺(비류삼백척): 삼백척을 날아 올라서
遙落九天來 (요락구천래): 멀리 구천 하늘에서 내리는가.
遙: 멀 요
看是白虹起(간시백홍기): 볼 땐 흰 무지게 일더니
翻成萬壑雷(번성만학뢰): 갑자기 골자기에 우뢰소리 가득하네
翻: 날 번, 壑: 골 학

시는 입석에 새겼고, 폭포는 입석 바로 아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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