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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근대사의 역경을 딛고 살아 남은 고목

by 仲林堂 김용헌 2013. 7. 30.

나무는 얼마나 오래 살 가? 삼천년을 더 사는 나무도 있다고 하지만 보통은 100년은 훨씬 넘고 500살이 되는 나무도 가끔 본다. 나무는 태생적으로 본래의 수명이 있으며, 그리고 그 유전적인 수명은 환경에 영향을 받게 된다. 나무가 가진 본래의 수명대로 살게 하기 위하여서는 나무가 살 수 있는 환경조성이 요구된다. 우리나라의 나무는 자연환경보다 사람들이 나무를 못살게 하여 제 수명을 못 살았다고 본다.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우리 산하는 황폐화 되었고, 해방 직후에는 국가 치안이 불안한 상태에서 마구잡이로 나무를 베어냈다. 그리고 먹고살기가 어려웠던 50년대와 60년대는 땔감으로 사용해 살아남은 나무가 거의 없었다. 사방사업과 함께 연탄이 사용되면서 우리 산은 푸르기 시작해 사람 손 타지 않게 된 것은 한 50년이 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50살이 넘은 나무는 그리 흔치 않다. 그런데 여기 수원 서둔동 서울농대터에는 60살이 넘은 거목이 여럿이 있다. 일제는 한일합방을 한 직후 정조대왕이 만든 서호저수지 밑에  권업모법장이라는 농업시험장과 수원고농이란 농업학교를 세웠다. 일제강점기에 수원고농은 전국의 수재가 모이는 학교였다. 해방 후에는 경기고등학교가 최고의 학교가 되었지만 그 전에는 수원고농이었다. 수원고농은 서울대학교가 설립되면서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으로 되었다. 일제는 수원고농의 나무를 잘 보호하였으며, 해방직후에는 서울대 교직원이 나무를 베지 못하게 야간에 교대로 야경을 섰다고 한다. 6.25 전쟁에서도 살아 남았고, 연탄이 나오기 전 땔감의 위험으로부터 잘도 살아남았다. 이렇게 수 많은 근현대사의 어려운 역사의 고비를 넘기고 살아 남은 서울농대 터에 60살이 넘어 보이는 거목을 아래에 소개한다.

 서울 농대 북동쪽에 있는 울타리에 있는 나무다. 좌측에는 미루나무는 60살은 더 되어 보이고 우측에 있는 나무는 이름을 모르나 아마 100살은 되어 보이는 고목이다.

 메타세콰이어나무이다. 이 나무는 내가 수원에 1973년 처음 올라 왔을 때도 유난히도 커 유심히 보아 온 나무이다. 이 나무는 100살은 되어 보인다. 아마 전국에서 가장 나이먹은 메타세콰이어라고 생각된다.

 서울농대 정문 앞에 있는 버즘나무이다. 나는 이 버즘나무보다 큰 나무는 보지 못했다. 이 나무는 해방 이후에 심지 않았나 생각된다. 

 서울농대 남동쪽 울타리에 있는 버즘나무이다. 울타리안은 서울농대 미식축구장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이 나무도 60살은 넘어 보이나 해방 이후 심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농대 안에 있는  상수리나무(?)이다. 이 나무는 100살은 되지 않나 본다.

 

 

 서울 농대 옆 서호천변에 있는 상수리나무다. 이 나무는 100살은 넘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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