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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화석정(花石亭)에 올라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생각한다

by 仲林堂 김용헌 2025. 5. 4.

임진강이 율곡리를 만나 돌아가는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시 한 수가 나올 것만 같은 풍광이 좋은 자리한 화석정이다.
화석정의 현판은 병오년(1966년) 4월 박정희 대통령이 쓴 현판이다.
임진강은 율곡마을 화성적 앞에서 굽이처 서쪽으로 흘러간다.
강물은 동북쪽에서 흘러 화석정으로 다가 오는 모습이다.

 

현판에 율곡이 8살 때 지었다는 시가 있다. 정자 앞에는 강이 흐르고 그 뒤에는 그림같은 산이 있다.
율곡이 8살 때 지었다는 시가 현판에 걸렸다.
화석정 안내판이다.

 

 

화석정에는 오면 믿기지 않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하나는 율곡이 8살 때 지었다는 유명한 시(詩)이고, 다른 하나는 임진왜란 때 율곡이 남겼다는 편지 이야기이다. 

 

林亭秋已晩(임정추이만) 숲 속 정자에 가을은 저물었고
騷客意無窮(소객의무궁) 시인의 품은 뜻은 그지 없어라.
遠水連天碧(원수연천벽) 먼 물은 하늘에 닿아 푸르고
霜楓向日紅(상풍향일홍) 서리 맞은 단풍은 햇빛 아래 붉어라.
山吐孤輪月(산토고윤월) 산은 홀로 둥근 달을 토해 내고
江含萬里風(강함만리풍) 강은 만리 바람을 머금었어라.
塞鴻何處去(새홍하처거) 변방의 기러기는 어디로 가는가?
聲斷暮雲中(성단모운중) 저무는 구름 속에 울음소리 끊어지네.

 

이 시는 짜임새가 하나 어긋남이 없고, 내용이 훌륭한 평기식 5언 율시이다.   수련에서는 시인이 있는 그 때 모습을 잘 표현했다. 이렇게 훌륭한 시를 어떻게 8살 어린이가 지을 수 있을 가 믿기 어렵다.

 

함련에서는 물과 단풍, 하늘과 해, 푸르름과 붉음으로 짝을 잘 맞췄고, 토해내다와 머금다란 기막힌 시어다. 

경련에서는 산과 강, 토하다와 머금다, 달과 바람으로 대장을 맞춰다.

미련에서는 저무는데 기러기 울음소리 끊어진다고 하여 노년에 '우리네 인생은 어디로 가나'를 기러기를 빌려 표현했다. .  

운(韻)는 東운목으로 평측이 다 맞는다. 

 

다른 하나는 전해 내려오는 율곡의 임진왜란 때 편지 이야기이다. 나도 이 이야기를 아마 열 서너 살 때 작은아버지로부터 들은 기억이 있다. 그 이야기는 화석정 옆에 안내판에 아래와 같이 적혀 있다.

 

"선조의 피난길"

일찌기 율곡선생은 임진나루터에 있는 화석정에 틈이 날 때마다 기름을 묻힌 걸레로 정자 마루의 기둥을 닦도록하였으며, 임종 때 어려움에 닥치면 열어보라고 밀봉한 편지를 남겼다고 합니다. 이 후 임진왜란(1592(이 일어나 선조 임금이 의주로 피난하게 되었는데 폭풍우가 심해 한치 앞을 볼 수 없게 되자 이에 피한길을 따르던 이항복이 율곡의 밀봉한 편지를 열어보니 '화석정을 불지르라'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기름이 잘 먹은 화석정에 불길이 올라 대낮같이 밝아져서 선조의 일행이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었습니다. 

 

율곡은 9번의 과거에 모두 다 장원을 구도장원을 한 인물로 앞을 내다모는 지혜가 남달랐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임진왜란에 선조가 화석정에 와서 폭풍우가 심하여 강을 건저지 못할 것을 미리 알고 비책의 편지를 남겼을 가? 정말 믿기 어려운 이야기다. 율곡은 또 임란을 대비하여 10만 양병설을 주장했다고 한다. 이것 또한 믿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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