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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 이야기/내 이야기

김장하기

by 仲林堂 김용헌 2024. 11. 22.

배추를 소금물에 절이고 있다.
배추 속을 넣기 위한 무를 씻어 놓았다.

 

우리는 김치 없이 살 수 없을 정도로 김치는 매 끼니 먹고 있다. 겨울 부식으로 김치는 필수 반찬이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늦가을이면 김장담그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김장하지 않는다. 김장할 줄 몰라서 그럴가? 아니면 귀찮은 일이거나 힘들어서 일가? 우리 두 며느리도 결혼한지 18년, 15년이 되지만 지금도 김장하지 않고 시어머니가 만들어 주는 김치를 가져다 먹고 있다.

 

김장은 힘든 일이다. 또 김장담그는 작업도 여러 과정을 지나야 한다. 처는 올해는 어떻게 저 김장이라는 산을 넘을 가? 걱정했다.

 

김장은 9월초에 배추심을 밭을 만들며 시작이다. 모종을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농협사업장 육묘장에서 트레이 1판을 구입해서 심었다. 그런데 며칠 후 가보니 어쩐 일인지 살아 남은 모종이 10여 주뿐이다. 이렇게 심기를 3번을 하여 겨우 20주를 살렸다. 올해는 다른 해와 달리 9월까지 더웠다. 더위 때문에 모종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죽은 것이었다.

 

배추와 함께 심은 무는 듬성듬성 나왔지만 다행히 김장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렇게 어렵게 자라던 배추가 10월에 되자 크게 잘 자랐다. 드물게 심어서 포기가 잘 찼다. 농사란 사람이 애씀만이 아니라 하늘의 도움이 있어야 했다.

 

어렵게 자란 배추와 무가 더 이상 두면 더 자랄 수도 있지만 냉해 피해를 받을 수도 있어 10월 18일 수확하고, 차에 실어 집으로 가지고 와서 베란다에 쌓 놓았다. 무는 바로 씻어 놓았다. 직접 재배한 배추로 올 김장을 담기에는 적어 화서시장에서 9포기를 구입했다.

 

본격적인 김장 시작은 21일 오후 배추 포기를 큰 칼로 둘로 쬬개 놓으면서 부터다. 저녁 9시 반부터 큰 다라를 경로당에서 빌려 와 다라에 물을 담고 소금을 넣어 저어서 녹이고 나서 쪼갠 배추를 큰 통에 넣었다. 배추를 소금물에 넣을 때 배추잎 사이 사이에 소금을 조금씩 뿌려 골고루 소금이 배개 하여 숨을 죽어 놓았다. 그 다음날 새벽 5시 30분에 지난 밤에 소금물에 잠겨 놓았던 배추를 다시 꺼내면서 배추잎 사이 사이에 소금을 조금씩 다시 뿌려 넣고 물에 헹궜다. 물에 헹구기를 2번 하고 소쿠리에 물이 빠지게 놓았다. 

 

한편 양념 준비도 만만차 않았다. 21일 오후에는 무 썰고 채(菜)를 만들었다. 채 썰기 작업이 2시간 이상 걸렸다. 고추가루를 미리 방아간에 빻아 두었고, 생새우 찧어 놓기, 마늘은 껍질을 까고, 찧 놓았다. 찹살밥도 물게 만들어 놓았다. 골파도 껍질 까서 썰어 놓았다. 그리고 갓은 직접 밭에 재배하여 수확하여 다듬어 놓고 씻은 후 썰어 놓았다. 

 

오늘(22일) 아침 무채를 담아 놓은 다라에 고추가루, 소금, 젖국, 새우, 마늘, 골파, 갓, 파, 찹쌀밥 등 양념을 넣고 버무렸다. 버무리는 일도 40분정도 했다. 

 

이제 배추에 양념 속 넣기 작업은 10시부터 시작했다. 옆집 아주머니와 큰며느리가 와서 도와줬다. 양념을 다 넣고나서 마지막 작업으로 김치통에 김치넣기이다. 

 

올해도 김장이란 큰 산을 넘었다. 집사람은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언제 해 낼 수 있을 가? 꿈만 같았는데 해냈네"라고 말하며 스스로 대견해 했다. 

 

이렇게 해서 만든 김치를 큰며느리에게 2통을 줬고, 작은아들네에게는 11월 7일 벌곡 보름티에서 시제 지내고 오면서 얻은 배추 10포기 김장해 2통을 작은아들네에 줬다. 

 

김장하기 보조를 하면서 늘 마누라 일이라고 먼 발치에서 보았으나 이번에는 제법 김장 도우미 하면서 김장도 전문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나 쉽게 하는 게 아니구나! 경험과 기술이 있어야 맛 있는 김치를 담글 수 있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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