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까지 죽인다는 '근사미'농약 한 병을 20리터 들이 배부식 농약통에 넣고 물을 가득 채웠다. 땅바닦에서 10cm쯤 높이 받침에 올려 놓고, 농약통을 지고 일어서려니 힘겨웁다. 온 힘을 써 겨우 일어났다. 비록 나이는 노인 축에 든다지만 마음은 아직도 청춘이라고 생각하지만 힘씀이 예전 같지 않다.
겨우 일어나 좌측 손은 좌측에 달린 손잡이를 잡고 상하로 움직여 분무하고, 우측손으로 노즐대(손잡이)고 잡고 레버를 오픈으로 했지만 분사구가 티끌로 막혀 잘 나오지 않는다. 노즐꼭지에 낀 티끌을 제거하고 나서 분무하니 정상으로 나왔다.
금년 소면적 적용 농약 시험에 쑥에 발생하는 혹파리시험을 맡게 되어 올 4월 말에 산과 들에서 쑥을 캐서 심었다. 쑥은 생명력이 아주 강해 한번 심으니 무척 잘 자랐다. 대부분의 작물은 잡초와의 싸움에 밀리나 쑥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접초가 힘을 못쓰고 밀려났다. 쑥 재배는 성공적이었고, 무성하게 참 잘자랐다. 그리고 다행히 쑥에 발행하는 혹파리도 발생을 잘 하여 8월 말에 시험을 완료했다.
잘 자란 쑥은 시험 수행에 좋았으나, 이제 더 이상 쑥 재배할 필요가 없게 되니 쑥을 없애야 한다. 너무 무성하게 자란 쑥을 낫으로 베어내는 일도 쉽지 않을 것 같고, 뿌리까지 죽인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일단은 뿌리까지 죽인다는 근사미란 제초제를 살포하기로 했다. 오늘 아침 제초제를 뿌리고 날 잡았다.
20리터 가득 진 분무기가 꽤 짐이 된다. 배부하는 손잡이를 연신 상하로 올려 분무기의 압력을 높인다. 농약이 시원하게 잘 분사가 된다. 무성하게 자란 쑥 밭을 헤처 앞으로가며 살포를 하자 농약이 내 몸에 묻는다. 그래서 뒤로 걸으며서 농약을 살포했다.
그런데 아뿔사 뒷 발굼치에 덩굴 줄기가 걸린다. 나는 이내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진다. 넘어지는 순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중력에 맡기며 "이렇게 큰 사고가 나는 구나! " 순간 머리에 스처갔다. 분무기 무게가 있어 뒤로 엉덩방아를 크게 찌었다. 다행히 뼈는 온전한 듯했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몸을 앞으로 세우려했으나 할 수 없었다. 잠시 숨을 가다듬고 큰 풀줄기를 잡아 땡겨 겨우 일어섰다. 그리고 정상적으로 수원시 입북동 나머지 쑥밭 포장에 모두 뿌렸다. 다시 농약통을 챙겨 군포시 도마교동에 있는 쑥 포장에도 제초제를 살포했다.
농약 좀 묻는 것은 대수가 이니요. 먼저 넘어지지 않아야한다. 한번 당하니 정신 차려 더 이상 사고 없이 농약을 잘 뿌렸다. 이제 기대한대로 뿌리까지 잘 죽는다면 힘 크게 안들이고 걷어내면 된다. 내 이런 노동 안해도 아무 지장이 없는데 왜 이러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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