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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 이야기/내 이야기

생각대로 안되는 일이 많다?

by 仲林堂 김용헌 2023. 8. 17.

참외 재배 비닐하우스 발생한 담배가루이를 포충망으로 채집하고 있다.
참외재배를 하고 있는 경북 성주군 대가면 옥성리 동강한강로이다.

 

참외 잎을 손으로 건드리자 잎에 붙어 있는 담배가루이가 날린다. 바로 적지 않은 밀도의 담배가루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포충망으로 스위핑(sweeping)을 8-10회 한 후 망에 부착한 가루이를 털어내 비닐봉지에 넣고 살펴보니 봉지 속에서 움직이는 가루이가 햐얗게 보였다. 

 

"잘 왔구나! 준비도 잘했구나!"라고 생각하며 스위핑을 했다. 오늘 출장은 몇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으나 이번에는 제대로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번 성주 출장에서 아이스박스 없이 망사 자루에 참외잎과 함께 넣었으나 성주에서 수원 포장까지 오는 도중에 가루이가 붙어 있었던 참외 잎이 마르면서 가루이도 대부분 죽거나 날아가버렸다. 두번째 성주출장에서는 아이스 박스도 준비했으나 채집량이 많지 않았다. 참외 잎새에 많은 잎새를 따서 채집했으나 채집량이 많지 않았다. 

 

스위핑을 시작한지 5분도 채 안되어 나와 반대편에서 일하고 있던 젊은이들이 "뭐 하느냐"고 했다. 그들에게로 가니 바로 그들은 사라졌다. 그래서 채집을 승락하는 가 했다. 그러나 그들이 누군가에 말을 했나 보았다. 잠시 후 오토바이를 탄 사람이 나에게 다가 오더니 뭐하냐며 채집을 하지 마라고 한다. 농진청 사업 수행 차 담배가루이 방제 약제 선발 시험을 하고자 담배가루이를 채집한다며 허락하여 달라고 사정을 했다. 그래도 참외가 손상받는다고 하며, 허락도 없이 하느냐고 호통 첬다. 나는 다시 그 분에게 사정을 하고 조심하여 조금만 채집하겠다고 말하자 그는 못 이기는 척하고 갔다. 

 

그 사람이 호통치는 바람에 옆 하우스로 이동하여 채집했으나 밀도가 낮아 많이 채집할 수 없었다. 오늘 아침에는 구름이 많이 껴 덥지 않아 많은 농민이 참외 밭에 나온듯 하다. 잠시 후 다른 농민이 찾아왔다. 무슨 일을 하냐고 한다. 다시 채집하게 된 자초지종을 말씀드리자 그 분은 내가 이 하우스의 주인이라며 좋은 일을 한다며 담배가루이를 방제할 수 있는 좋은 농약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채집하라고 했다.  

 

농가포장에서 곤충채집은 어려움이 있다. 채집 승락을 받으려면 주인을 만나기도 어렵고, 주인에 따라서 허락해주는 분도 있지만 허락하지 않는 분도 있다. 이번과 같이 주인에게 허락 없이 채집하려다 주인도 아닌 사람으로부터 책망을 들을 수도 있다. 

 

수원에서 성주까지는 차로 3시간이 걸린다. 왕복 6시간 운전은 사고의 위험도 있고 힘든 일이다. 특히 요즘같이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더운 날씨에는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사업수행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자 어려움을 무릎쓰고 나섰다. 신경을 많이 쓰고 이번 출장에 나섰다.

 

잠에서 깨어 화장실에 들린 후 시계를 보니 새벽 3시다. 오늘 새벽에 경북 성주에 가루이 채집하러 가기로 했다. 아무래도 너무 이른 시각이다. 출발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었다. 얼마전 구입한 포충망의 자루가 너무 작아 사이즈가 큰 양파망사자루로 교체 하여 달았다. 그런데 포충망의 망사 자루의 망의 눈금이 성글은 게 아무래도 문제가 생길 것 같아 가루이가 빠져 나갈 수 없는 촘촘한 망으로 교체가 필요했다.

 

내가 거실에 나와 있으니 처가 잠에서 깨어 거실로 나왔다. 집사람이 메주 담아 놓았던 자루를 찾아 내 그 자루로 포충망 자루를 바느질하여 교체했다.

 

일이란 어떤 가능성이 있을 때 도전을 한다. 대부분의 일은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 금년 내가 맡은 일 중에 '가루이에 대하여 참취란 작물에서 우수 약제 선발시험이 있다. 이 시험은 공시충을 충분하게 확보하면 무난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가루이를 참취에서 발생시키는 실제 해보면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우선은 참취 재배가 원할하지 못했다. 우량 모종을 구입하여 정식을 했으나 뿌리를 잘 내리고 정착하지 못하는 게 많았다. 비록 참취 재배는 성공적이라고는 볼 수 없었지만  시험할 수 있는 정도의 재배는 했다.

 

문제는 가루이의 증식이다. 금년에는 7월 한 달 내내 비가 와서 곤충 발생에 아주 나쁜 환경이었다. 2차 채집하여 방사했지만 증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 원인 중의 하나는 습도가 높다보니 가루이에 기생하는 곤충기생균이 발생이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곤충에 발생하는 백강균이나 녹강균은 곤충의 기생성 천적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출장에서 참외 잎에 백강균 포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생각대로면 그냥 바로 될 수 있는 일이다. 담배가루이나 온실가루이는 사육하지 않더라도 농민 포장에 아주 심하게 발생하는 해충이다. 그렇게 잘 발생하는 해충이라지만 올 해는 발생을 하지 않았다. 참으로 생각대로 안되는 일이 있다. 하늘이 도와 주면 그냥 바로 할 수 있는 일이지만 하늘이 도와 주지 않으면 애만 쓰고 힘만 든다. 올 해 담배가루이 시험이 바로 그런 것 같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다. 그래서 힘들며, 한편 그래서 도전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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