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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향교

아름답고 장대한 안성향교 풍화루

by 仲林堂 김용헌 2023. 6. 11.

문화재청은 4,300여 건의 전국 서원과 향교 중 전문가 사전검토를 거쳐 선정한 33건을 대상으로 지정조사를 시행하여 20201229일 강릉향교를 비롯한 전국의 22건의 서원과 향교를 보물로 지정하였다. 그중 경기도에는 3건이 지정되었다. 3건 중에서 2건이 안성향교의 대성전과 풍화루이고, 하나가 수원향교 대성전이다. 문화재로서 경기도 25개 향교 중 두 개의 보물을 가지고 있는 안성향교는 큰 자랑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풍화루는 규모도 크고 범상치 않은 모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풍화루(風化樓)는 풍속을 교화시킨다는 뜻을 지닌 누(). 풍화루가 있는 향교는 안성향교를 비롯한 진천향교, 통진향교, 진주향교, 단양향교, 기장향교, 사천향교, 하동향교 등 많은 향교에 있다. 대부분의 향교의 대문은 외삼문이다. 풍화루는 대문의 역할과 함께 유생들이 시를 읊으며 풍류를 즐기는 공간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풍화루 중 보물로 지정받은 풍화루는 안성향교가 유일하다.

 

안성향교 풍화루는 정면 11칸 측면 1칸의 2층 건물이다. 전면은 풍화루이고, 그 양쪽 끝에 동재와 서재를 잇대 지었다. 풍화루 하층 중앙은 출입구이고 나머지는 창고로 사용했거나 공간으로 보인다. 상층은 유생들이 시를 지으며, 휴식공간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11칸 중 중앙 1칸은 대문이고, 좌측에 5칸과 우측 5칸이 대칭으로 있다. 대부분의 풍화루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규모나 안성향교 풍화루는 11칸으로 규모가 전국 풍화루 중 가장 크다.

 

멋지고 장대한 풍화루는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풍화(風化)와 성현의 가르침을 기대하게 한다. 길게 일자(一字)로 대성전과 명륜당을 지키고 있어 성벽(城壁)을 보는 듯하다. 튼튼한 모양은 향교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공자의 고향 취부(曲阜)에서 본 만인궁장(萬仞宮牆)이 떠 올랐다. 궁장(宮牆)은 궁궐의 성문(城門)이다. 萬仞(만인)論語』 「자장편에서 취했다. 노나라 대부 숙손무속(叔孫武叔)"자공이 중니보다 어질다(子貢賢於仲尼)"고 하자 자공이 "내 집의 담은 어깨높이쯤 되어 누구든지 집 안에 있는 것을 엿볼 수 있지만, 선생님 집의 담은 몇 길이나 되어 대문을 찾아 들어갈 수 없다. 아름다운 종묘와 백관의 많음을 볼 수 없다(賜之牆也及肩窺見室家之好夫子之牆數仞不得其門而入 不見宗廟之美 百官之富)”고 했다. 청 건륭제(乾隆帝)가 수인(數仞)만인(萬仞)’으로 바꿔 썼다. 이곳 풍화루는 만인궁장에 비할 수는 없지만, 향교의 높은 담장으로 만인교장(萬仞校牆)이라고 부를 만하다.

 

풍화루에 올라 영쌍창(靈雙窓: 창호 중간에 기둥을 두어 창문이 두 개처럼 보이는 창)을 열면 시야는 터져 시원한 느낌을 줄 것 같다. 하층 칸마다 세로 홍살이 아름다움을 더 한다. 홍살 사이로 바람이 잘 통하듯이 선현의 가르침 또한 잘 통하길 바란다. 하나 아쉬움은 유생들이 시를 읊으며 풍류를 즐길 만한 곳이나 지금 유생은 어디 간 곳 없다.

 

이 풍화루에는 미스터리가 둘이 있다라고 안성향교 정재균 교화수석장의는 말했다. 하나는 출입문 안쪽 양편에 있는 주춧돌의 용도이다. 정 장의는 빗물이 대문으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거치대를 설치했던 주춧돌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하나는 1층과 2층 중간에 마루 밖으로 돌출한 나무의 용도이다. 정 장의는 툇마루를 놓기 위한 걸치대 같다라고 말했다.

밖에서 본 안성향교 풍화루다.
안쪽에서 본 풍화루 중앙이다.
동재(우)가 풍화루에 연결되어 있다.
풍하루 하층 모습이다.
풍화루 중앙 출입구 안쪽에 있는 받침돌이다.
기둥 중간에 앞으로 돌출한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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