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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윤감록(輪鑑錄), "삼종지도(三從之道)와 칠거지악(七去之惡)"

by 仲林堂 김용헌 2023. 1. 16.

삼강행실도 열녀편이다.

「윤감록(輪鑑錄)」은 공기2507년(서기 1956) 윤간록발간위원회에서 발간한 책자이다. 윤간록발간위원회는 회장이 조순이고, 위원이 박흥규 국회의원, 도의원, 광주부시장, 전남도지사, 전남대총장, 조선대총장, 광주고등법원 부장판사, 나주군수 등 전남지방의 각계 단체장이 27명이고, 회원으로 광주문묘전교 각계 주요 인사 36명이다. 서문은 이기세 전남도지사가 썼다. 저자는 詩를 읊고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潘南 吟社를 결성한 정순규(鄭淳圭)라는 개인이지만 발간위원회를 보면 이 책이 전남지역에서 얼마나 널리 읽혔을 가! 짐작이 간다.

 

비록 발간한 시기가 지금으로부터 67년전으로 그렇게 오래 전은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우리사회가 부부관에 대하여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고루한 사상을 가지고 있었지 않나 생각이 든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그 당시만해도 한글보다는 한자에 익숙하여 한자를 많이 사용하였다. 또한 쉬운 한글 대신 어려운 한자를 쓴 것은 한자를 잘 아는 사람이 대중에게 권위를 드러낸 것이라고도 생각된다. 한글한자 겸용이지만 지금 사람이 읽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아 아래에 청색글자로 풀이했다. 

 

夫婦

盖夫婦人倫之始. 二姓之合이오. 三親(夫婦 夫子 兄弟)之首. 萬福之源이며 一室之居. 同一室而不和萬事不成이니라. 夫和婦順하야 同聲相應하고 先順하고 先順父母하며 次誠先祀하고 友愛兄弟하며 和睦宗族하고 夫治外事하고 婦治內事니라.

아마도 부부는 인륜의 시작이오. 이성의 합이오. 삼친(부부 부자 형제)의 우두머리이오. 만복의 근원이며 한 집에 사는 거라. 같은 침실에 있으며 불화하면 만사가 이루지 못하니라. 그래서 남편은 평화롭고 부인은 순응해야하고, 같은 소리에 서로 응하고 먼저 따르고 먼저 부모에 순종하고 다음에 먼저 제사에 성실하고, 형제에 우애가 있고 집안에서 화목하고, 남편은 바깥 일 처리하고, 아내는 안의 일을 처리하니라.

 

婦有三從之道하니 在家從夫하고 適人從夫하고 夫死從子니라 古之制也婦人知此三從之道然後可謂賢夫人이니라.

부인은 3가지 따라야 할 도가 있으니, 시집가지 않았을 때는 아버지에 따라야 하고, 시집가서는 남편에 따라야 하고, 남편이 죽으면 아들에게 따라야 하느니라. 이는 옛날의 제도이니 부인이 이 3가지 따라야 할 도를 알아야만이 어진 부인이라 말할 수 있다.

 

婦有七去之惡하니 不順父母去하며 無子去하며 淫去하며 妬去하며 有惡疾去하며 多言去하며 窃盜去니라. 凡婦人熟讀此書自心自戒하야 不作已罪하고 與夫終世니라.

부인은 칠거지악(7가지의 쫒겨나야 할 악행)이 있으니 부모에 불순하면 쫒겨나고, 자식이 없으면 쫒겨나고, 음탕하면 쫒겨나고, 질투하면 쫒겨나고, 말이 많으면 쫒겨나고, 도둑질하면 쫒겨나니라. 무릇 부인은 이 글을 잘 숙지하면 스스로 마음속에 경계하여야 죄를 짓지 않으면 남편과 끝까지 살수 있느니라. 

 

婦有三不去하니 有所取. 無所歸어든 不去하며 與更三年喪이어든 不去하며 前貧賤後富貴어든 不去라하니 男子讀此書者必無薄德之行이리라.

그러나 부인은 3가지 쫒겨나지 않으며 부인을 걷둬드리는 것이 있다. 돌아갈 곳이 없으면 쫒겨나지 않고, 삼년상이 남아 있으면 쫒겨나지 않고, 전에 가난하고 천하게 살았으나 나중에 부귀하게 살게 되면 쫒겨나지 않아도 되니, 남자로 이 글을 잘 읽는 사람은 반드시 덕이 얇다고는 않게 된다..  

 

婦不孝則子亦不孝者間或有之하니 甘言利說弄奸其夫하야 以害父母하니 其夫朝夕聞之其妻하고 其親라 하야 子亦不孝되니 非剛腸者也.

부인이 불효하면 자식 또한 불효자가 간혹 있으니, 이는 부인이 감언이설로 그 남편을 농간하여 부모에 해를 주니 조석으로 그것을 듣고 그 처가 나는 바르고 그 부모가 나쁘다고 하면 자식 또한 불효하게 되니 이는 강직한 사람이라는 아니다. 

 

蔽一言하고 父母害談하난 再三諭之하다가 不聽하거든 出妻야니라. 夏殷周 三代에도 以婦人之善惡으로 國之興亡하며 我國李朝末에도 舅婦相背政府秘密列國露出되어 終至無邦之痛하니 况於私家乎禍福曾由婦人之善不善이니라

한마디로 부모를 해롭다고 말하는 처는 3번 깨우처줘도 듣지 않으면 처를 내보닐 수 있느니라. 하은주 3대에서 부인의 선악으로 나라의 흥망이 있었고, 우리나라 이씨조선말에도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서로 등지고 있어 정부의 비밀이 일본에 노출되어 끝내 나라가 없어지는 고통이 있었으니 하물며 개인 가정에서야 말할 것도 없다. 화복이 일찍이 부인의 선과 불선 때문이니라. 

 

女有五不取하니 逆家者 不取하며 難家者 不取하며 世有刑人이어든 不取하며 有惡疾家子 不取하며 喪夫長子 不取니라.

여자가 결혼하지 말아야 할 5가지가 있으니, 집안을 어긋나게 하는 사람, 가정을 곤란하게 하는 자, 형벌을 받은 자, 나쁜 병이 있는 지식이 있고, 장자 남편이 상중에 있으면 취하지 않는다. 

 

삼종지도(三從之道), 칠거지악(七去之惡)은 남자에게 여자는 복종했던 전 근대적 시대에 있었던 악습니다. 이는 공자의 유교사상이 아니라 전제권력을 가진 임금의 통치수단으로 만든 악법이다. 여자가 남자에게 복종하고, 자식은 부모에 복종하는 것은 신하가 군주(임금)에게 복종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1950년대 이런 남성중심의 가부장적인 사고를 지식인들이 가지고 있었다니, 유교가 일반 대중으로부터 외면 받지 않을 수 없었다고 본다. 군자는 때를 알아 그 상황에 맞게 살아야 한다(君子而時中)고 말하나 수시처중(隋時處中)을 정말 몰랐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악법은 유교사상이 아니라 절대권력자들이 국가 권력에 백성이 순종하도록 하는 일종의 통치 수단으로 만든 것이라 보고, 유교의 가르침을 나쁘다고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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