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펜데믹 유행으로 지난 일년 내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을 삼가하면서 코로나 감염 방지에 서로 조심했다.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적었다. 그런데 오늘 수원시 남문 못골시장에는 사람들로 옛 대목장 맛이 났다. 대목장은 설이나 추석 전 장날을 일컫는다. 아직 코로나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거리 두기도 만성 피로감이 쌓여 더 집안에서만 있을 수 없다고 생각도 할 테고, 설 명절을 이틀 앞두고 제수와 먹거리를 장만하려고 발 디딜 틈이 없어 보였다.
어렸을 때 대목 장날이 생각났다. 어렵게 살던 그 시절에는 쌀 1말 짊어지고 싸전에 가서 샀고, 달걀 한두 줄 볏짚으로 만든 달걀 꾸러미 한두 개 가지고 장 보러 갔었다. 그때는 쌀을 파는데 살을 산다고 했다. 지금도 왜 쌀을 팔면서 쌀을 산다고 말했을 가 알 수 없다. 쌀 팔아 설이나 추석 선물로 고무신이나 옷 사 오셨다. 나도 어린 시절 어머니 따라 쌀 두 말지 지고 논산장에 갔던 기억이 있다.
뻥튀기 기계가 돌아가는 정겨운 모습도 보인다. 내 어릴 적에도 동네에 뻥튀기 장사 들어오면 불 피울 나무 깡통에 담아서 갔다. 주년 부리가 없던 시절 튀밥 틔워 먹을거리가 있어 신이 났었다. 밤 까는 기계 앞에 여러 사람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밤껍질은 까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새로운 기계가 나와 밤 까기도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명절은 어릴 적에 선물도 받고 맛있는 것 많이 먹을 수 있어 기다려졌다. 지금은 명절이 되면 반갑지 않은 나이 한 살 더 먹게 되니 쓸쓸할 뿐이다. 반납할 수도 없으니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 내키지 않더라도 기분 좋게 받아야 한다. 한 살 먹으니 더 성숙해진다고 마음으로 돌려보자. 또 손자 손녀들이 좋아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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