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제자 자하(子夏)는 "대덕(大德)은 울타리를 넘어서는 안 되지만 소덕(小德)은 넘나들어도 된다(大德不踰閑 小德出入可也)"라고 했다. 대덕(大德) 소덕(小德)은 대절(大節)과 소절(小節)과 같다고 했다. 큰 잘못은 용납해서는 안 되지만 작은 잘못은 덮어둬도 된다는 뜻이다. 그는 이유를 "사람은 먼저 큰 것이 확립되면 작은 일은 이치에 다 부합되지 않더라도 해가 없다(言人能先立乎其大者則小節雖或未盡合理亦無害也)"라고 말했다.
자하(子夏)는 공자로부터 직접 배운 제자로 지금으로부터 약 2500년 전에 태어난 사람이지만 그때 한 말은 오늘날에도 하나 틀림이 없으니 놀랍다.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세상에서 지켜야 할 규범도 많다. 매사 철두철미하게 살아야 법규를 지키며 살 수 있다. 자기도 모르게 금융거래 질서도 위반할 수도 있다. 아차 하면 법규를 위반할 수도 있다. 때로는 부득이하게 위반하는 경우가 있다. 대로에서 주차 위반은 드물지만 소로에서 주차 위반은 흔하다. 소로에서 긴급할 때는 잠시 주정차 위반도 한다. 재수 없으면 적발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기도 한다. 소로에서까지 일일이 주차 위반을 다 잡아내면 싱가포르에서와 같이 하나의 오점 없이 깨끗한 거리가 되겠지만 그런 세상은 너무 각박하다. 비록 작은 규범도 위반해서는 안 되겠지만 자하(子夏)는 작은 위반은 덮고 넘어가게 허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작은 일로 백성을 옥죄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백성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요즘 정치를 보면 지엽적인 것에 매달리고 근본은 외면하고 있다. 작은 일을 보고 무슨 큰일이라도 생길 것 같이 확대하고 재생산하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작은 비리를 캐고 물고 늘어지는 것이 불의(不義)에 굽히지 않는 절개가 있는 사람으로 왜곡한다. 작은 일에 매달리면 큰일을 그르치며 쓸데없는 논쟁에 빠지게 된다. 멀리 보지 못하면 근심이 생긴다(人無遠慮 必有近憂)고 했다. 결국에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이 된다. 대덕을 외면하고 소덕을 쫓는 사람은 그들이 몰라서보다는 선사후공(先私後公)으로 사욕이 앞서기 때문이라고 본다. 국민은 소덕을 쫓는 사람을 가려내 비판하고 쫓아내야 한다. 우리 정치가 발전하려면 소덕은 덮어두고, 대덕을 보고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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