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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유익한 세 벗(益者三友)과 손해보는 세 벗(損者三友)

by 仲林堂 김용헌 2020. 5. 2.

사람은 누구나 만남과 헤어짐으로 세상살이를 하게 되고, 더욱이 같은 사회에서 같은 목적이나 취지를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들은 자주 만나 어울리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만나 서로 허물없이 친하게 사귀고, 터놓고 정답게 지내는 사이가 되면 벗의 관계가 된다. 

 

벗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말로는 친구·동무·우인(友人)·붕우(朋友)·붕지·붕집(朋執)·동료·동지 따위가 있다. 친구 관계가 되면 유익할 때가 있고, 손해가 될 때도 있다. 그래서 공자는 논어에서 여러 사람 중에서 유익한 벗과 해가 되는 벗을 들어서 익자삼우(益者三友)와 손자삼우(損者三友)가 있다고 했다. 유익한 세 가지 벗이란 정직한 사람(友直), 성실한 사람(友諒), 견문이 많은 사람(友多聞)을 들었고, 해가 되는 세 가지 벗으로는 편벽된 사람(友便辟), 유순하기만 한 사람(友善柔), 말만 잘 하는 사람(友便佞)을 들었다.

 

위 대목을 더 살펴보면 곧은 사람(友直)을 벗하면 내가 허물이 있을 때 반드시 지적해 줄 것이고, 성실한 이(友諒)를 벗하면 성실한 마음이 날로 진취될 것이며, 들은 것이 많은 이(友多聞)를 벗하면 지식이 날로 넓어질 것이니, 유익한 벗이다. 반면 편벽된 자와 벗하면 허물이 있어도 지적받지 못하고, 유순한 자를 벗하면 잘 보여 기쁘게만 하여 미덥지 않으며, 말만 잘하는 자를 벗하면 들으나 실속이 없는 것이니 해로운 벗이다.

 

친구 사이의 두터운 우정을 비유하는 말로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말이 있다. 관중과 포숙은 친한 친구 사이였다. 관중은 “내가 일찍이 곤궁할 적에 포숙과 함께 장사를 하였는데, 이익을 나눌 때마다 내가 몫을 더 많이 가지곤 하였으나 포숙은 나를 욕심 많은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일찍이 나는 여러 차례 싸웠다가 모두 패해서 달아났지만 포숙은 나를 겁쟁이라고 하지 않았다. 나에게 늙은 어머니가 있어서 그랬다"고 했다. 포숙아는 관중의 잘 못을 늘 이해하고 덮어주려고 했다. 이와 같이 어려울 때 함께 하고, 서로 이해하고 잘 못을 덮어줄 수 있어야 진정한 친우관계가 된다. 일생을 살아가면서 ‘관포지교’와 같은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한 사람만 있어도 그 사람의 삶은 최소한 실패하지는 않은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친구관계는 오랫동안 변함없이 유지하기 위하여서는 서로 공경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흔히 벗을 사귀어 친근해지면 공경하는 마음을 잃기 쉽다. 공경하는 마음을 잃게 되면 끝내 틈이 생겨 먼 사이가 되고 만다. 논어에서 공자가 말한 “안평중(晏平仲)이야말로 사람과 사귀는 것을 잘 한다. 그는 오래 사귈수록 더욱 공경하는 예절이 있었다고 한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산업사회로 날로 발전하면서 공동체보다는 개인주의가 발전하면서 인간관계도 쉽지 않다. 나홀로 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나 쉽지 않고 삶은 각박해 진다. 사심(私心)을 가지고 친구를 대하기 때문에 손해가 되는 친구를 사귀기도 쉽다. 그럴 수록 정직한 친구, 성실한 친구, 견문이 넓은 친구를 사귀어야 할 것이며, 그들이 관포지교와 같은 우정이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50년지기인 친구와 같이 영인산에 갔을 때이다. 하나 보다 둘이 나란히 있으니 든든하게 보인다. 친구관계도 이런게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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