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서호공원에도 봄의 전령 산수유가 활짝 피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횡행하니 마음 속에 봄은 아직 멀었다. 분명 봄은 이미 왔으나 봄 같지 않다. 이런 봄도 내 평생 없었던 것 같다. 나만이 그런게 아니라 다들 그럴 것이다. 얼어 붙은 마음을 닫고만 있어서는 안되지 않나 싶다. 난 오늘 마음을 열고 봄의 전령을 맞이 한다.
사실 산수유 꽃은 노랗고, 꽃이 산만하고 조화롭지 못해 다른 꽃에 비하여 아름다움이 떨어진다. 그러나독특한 맛은 있다. 미인만 찾을 수는 없다. 미모는 본디 흔치 않은 것이니, 비록 미모가 떨어지더라도 청순한 맛이 있던가 개성이 있으면 거기에서 만족할 줄 알아야 내 그릇이 커 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산수유에 다가 간다.
늘 피니 다 그런거지 할 수 있지만 다시 한번 생각하면 뻣뻣한 나무 가지 속에서 이렇게 노란 꽃이 어떻게 나올 수 있을 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자연은 알고 보면 신비하지 않은 게 하나 없다.
나무에 달린 노란 금 구슬이다.
자세히 들어다 보면 여러개의 작은 꽃 송이가 한 가지 속에서 나와 있다. 한 송이마다 수술이 보인다.
누구를 위해 피는 것도 아니다. 자신을 위해 핀다. 위기지학(爲己之學)을 여기에서 본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본 산수유다.
땅을 배경으로 본 산수유다. 생애 최고의 이팔청춘 산수유다.
'축만제(서호공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벚꽃이 핀 봄날 서호 풍경 (0) | 2020.04.04 |
---|---|
하얀 뭉게구름 아래 서호공원 풍경 (0) | 2020.03.19 |
서호저수지 제방 위 물오리나무 (0) | 2020.03.11 |
마스크 쓰고 그래도 서호공원 (0) | 2020.02.29 |
서호공원에서 만난 철새 (0) | 2020.02.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