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와 가족 이야기

내 생일 날

by 仲林堂 김용헌 2018. 8. 27.

어제는 나의 생일날이다. 생일날을 생각하면 아버지 생신이 떠 오른다. 나의 생일은 음력 7월 16일이고, 아버지 생신은 7월 23일로 내 생일이 딱 1주일일 빠르다. 아버지가 계실 때까지는 나의 존재는 없었으며, 생일 또한 특별한 날이 아니라 아침에 미역국 한 그릇으로 끝이었다. 반면 아버지 생신날은 잔치날이었다. 먼 친척들까지 찾아 오셨고 동네 사람들까지 집으로 모셔 한 상 차려 올렸다. 며칠전부터 음식을 준비하고 생신 당일은 시중 들어야 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나서 내 생일은 아버지의 생신을 닮지 않았다. 아버지 생신과는 거리가 좀 멀었다. 생일 잔치가 아니라 나의 가족이 만나는 날이었다. 어제 생일날도 두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가 어제 오후에 우리집으로 왔고, 노보텔에서 부폐식당에서 저녁을 같이 하고 집으로 돌아와 서호공원 산책하는 것으로 끝이었다. 


나의 생일은 아버지의 생신날 잔치를 벌리는 것보다는 생일날인가도 모르게 조용히 지내는 것이 내 뜻이다. 내가 이 세상에 나와 큰 바람을 일으킨 것도 아니니 평소의 날과 다름 없이 그냥 지내고 싶은 것이다. 나는 오고 가는 이 없는 들판에 봄 날 꽃 송이 피었다가 어느새 세월은 빠르게 흘러 겨울을 맞이 하고 있는 이름 없는 풀 한포기였으니 이런 생각이다.  


이번 나의 생일은 그냥 생일이 아니라 칠순이 되는 생일이다. 두 아들 생활이 넉넉한 것은 아니지만 부모님이 칠순 기념 여행을 간다고 하니 여행비를 절반을 냈고, 어제 호텔에서 식사 대접을 했으니 자식도 경제적 부담이 작다고 할 수는 없다. 나의 이번 생일날은 내 생각과는 조금 다르게 외국여행도 했고 호텔에서 식사도 했으니 좀 과하게 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노보텔부페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나의 가족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