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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충목공 김여석의 신도비 인기각(忍嗜閣)을 보며...

by 仲林堂 김용헌 2018. 2. 8.


인기각(忍閣)은 세조의 총애를 받은 충목공 김여석(金礪石)의 신도비(神道碑)를 보호하는 비각(碑閣)이다. 이 비각은 전북 무주군 안성면 사전리 25번지에 사전마을 동구밖에 있다. 신도비란 종2품 이상의 벼슬을 한 나라에 공적이 있는 분의 비석으로 묘소 앞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 옆에 세운다. 충목공 김여석은 성종 때 형조판서를 한 분이다. 그는 어린 나이 21세에 별시 을과 1위로 과거에 합격하여 세조로부터 이제 부터 내 아들이라며 총애를 받았았다. 그의 고손자 세마공 김경조가 임진왜란 때 난리를 피해 무주 덕유산 금광굴에서 피난을 한 후 사전리에 정착하였다. 세마공은 매년 경기도 양평의 양근에 있는 충목공 묘소에 성묘를 하였으나 장차 묘를 잃을 것을 염려하여 1603년 무주 안성면 사전리로 이장했다. 그 때 고인의 유덕을 기리는 곳마다 조문을 하였는데 그 행렬이 80리에 이르렀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했나 짐작이 간다.  충목공의 신도비는 고손인 김경조의 유허비와 함께 있다. 이 유허비는 가선대부 특진진관상당 한광수가 짓고 무주군수 김선규가 썼다.  


당시 묘소 이장할 때 상황을 생각하면 무주 시골마을에 큰 경사요. 자랑스런 일이었을 것이니라. 이 비각을 보면 범상치 않음을 할 수 있다. 먼저 화려하면서도 정갈함이 묻어 난다. 어느 곳 하나 흠잡을 데 없이 공든 탑을 만드는 마음으로 세웠으리라. 비각의 이름 또한 뜻하는 바가 재미있고 이채롭다. 인기(忍嗜)란 참으면서 좋아한다. 참는 것을 즐긴다는 뜻으로 난관을 뚫으려 노력하며 그것을 절대 피하지 않고 즐긴다는 뜻이다. 비록 어렵더라도 즐긴다는 함은 '좋아하는 것을 넘어 즐긴다'는 말과 같다(好之者 不如樂之者).


신도비에는 큰 글씨로 다음과 같이 새겼다.

有明朝鮮國 精忠出氣義 敵愾功臣 資憲大夫 行吏曹判書 光山府院君 諡忠穆公 金公諱礪石 神道碑

(유명조선국정충출기의 적개공신 자헌대부 행이조판서 광산부원군 시충목공 김공휘여석 신도비)


풀이하면 명나라에 있는 조선국 정충출기의 적개공신으로 자헌대부이며 이조판서를 한 광산부원군으로 시호는 충목공인 김여석의 신도비이다. 그의 공로가 지대하므로 오가는 사람은 보고  신과 같은 그의 도를 따르라는 신도(神道)이다. 신도비각 대들보에는 좌우로 용이 포효하면서 신도비를 지키고 있으며, 비각의 입구에는 공작 두 마리가 찾는 이를 환영하여 맞고 있다.  


그의 고손자 김경조가  충목공 등 4위의 묘를 이장할 때 조문객이 80리까지 이어졌다 함은 그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이렇게 수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은 이유는 벼슬보다는 학문이 높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충목공의 4대손 세마공 김경조가 훌륭한 인물이었음은 유허비가 말해주고 있고, 그리고 세마공의 10대손 사헌공 김영훈(1868-1958)의 문집이 그의 증손자 창중에 의하여 발간되었다. 이 457쪽 유고집에 그의 가족, 친지 등이 지은 많은 시가 수록되어 있다. 충목공의 학풍은 4대손 세마공으로, 10대손 사헌공으로 14대손 창중으로 면면히 이어 내려 오고 있었다. 이런 아름다운 전통문화는 한 가문 뿐만 아니라 광산김씨가문,  나아가 이 나라의 자랑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나는 이곳을 2월 2일 창중씨의 안내로 이곳을 방문했다.   



신도비는 묘소의 앞에 있으나 이 신도비는 묘소와 떨어져 사전리 동구밖 풍치가 있는 냇가 옆에 있다. 이 비각 앞에는 제월정이라는 정자가 마주 보고 있다.



충목공 김여석의 유허비이다. 거복도 비신도 아담하다.

좌측은 충목공 김여석의 신도비이고, 우측은 세마공 김경조의 유허비이다.


대들보에 용 두마리가 마주 보고 이 비석을 지키고 있다.


비각에 용을 조각한 처음 이곳에서 보았다.


비각의 입구에는 봉황 두 마리가 지키고 있다.


측면에서 본 비각이다.


앝으막한 담장으로 둘러져 있다.


작은 대문도 큰 비각에 어울린다.


수령 300년되 느티나무가 신도비를 지키고 있다.



저 멀리 눈 덮힌 덕유산이 보인다.

 

사헌공 김영훈의 유고 문집이다. 이 문집은 그의 증손이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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