꽹매기(꽹가리)는 분위기 잡으며 나가고
위 아래로 흔들며 정겹게 멀리까지 울려 퍼지는 징소리가 따르고
고개를 흔들며 신명나게 두드려내는 장구소리가 흥 돋구면
힘껏 내리치는 북소리는 가슴을 울렸다.
어릴 적 듣던 그 소리는 아니었지만 약간은 비슷한 옛 향수를 달래는 풍장소리를 지난 19일 개보름날 고향마을에서 들었다. 사라진 줄 알았던 풍장소리가 반가웠다. 내 고향에는 정월보름날 풍장소리가 하루 종일 끊이지 않았다. 풍장꾼이 집집마다 돌면서 새해의 행운을 빌었다.
풍물패가 마당을 돌면서 풍장소리가 한 바탕 울리고
부엇으로 들어가 다시 한번의 소원을 비는 풍장소리가 시끌 벅쩔하게 울린다. 부엌으로 풍장패가 들어 오기 전 집 안주인은 솟을 거꾸로 올려놓고 그 위에 정한수 담아 놓았다.
다시 풍물패는 장꽝(장독)으로 가 한 바탕 굿을 벌린다.
주인은 술과 음식을 내놓았다.
풍장꾼는 이렇게 풍장소리에 취하고 술에 취하며 정월대보름을 즐겼다. 풍장꾼은 마을 사람들에게 흥을 돋구는 분위기 메이커였다. 풍장소리는 힘든 농사일도 배 골고 살던 고달품도 날리었다.
풍물패에 아는 사람은 보이질 않았다. 꽹매기를 치는 나이 먹은 사람도 있었지만 신 세대 였다.
예전의 풍물패가 울리면 어른 애들 할 것 없이 다 모였는데, 구경꾼도 막걸리가 없으니 신명이 보이질 않았다.
이곳은 부적면 면사무소가 있는 곳이다. 면소재지는 내 고향 마을에 비하면 꽤 도시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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