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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기술

실패를 거듭하는 배나무 농사 (2008년 7월 16일)

by 仲林堂 김용헌 2017. 7. 10.

요즘 과일 중에서 사과가 제일이라고 하지만 예전에는 배가 사과보다 귀히 여겼다. 지금이야 과일이 지천이지만 예전에는 과일이라고 해야 기껏 개 복숭아가 있었고, 참외가 있었을 뿐이었다. 어린 시절 나에게 과일은 사치였고 생각조차 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머나먼 당신이었기에 이루지 못했던 그리움에 대한 풀어내기에서 일가 한번 과일 나무 키워보겠다는 욕심이 이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쯤 원예연구소에서 배나무 묘목 10주, 포도나무 10주, 복숭아나무 10주를 고향집 앞마당에 심었다. 사과도 심고 싶었지만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며 말리는 사람이 있어 포기했다. 

 

심어놓고 나니 언제 배가 열리겠나? 까마득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지금에 와서 보면 잘도 컸고 너무 많이 열매를 달려 솎아내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너무 많이 열려 걱정이다.

배나무는 수확을 3년 전부터 하였으나 아직까지 성공한번 못해 보았고 실패의 연속이다. 또한 앞으로 성공할 가능성도 없는 것 같아 지금까지 쌓은 공든 탑을 허물자니 너무 안타까웠다. "수원에서 살면서 논산에서 과일 농사를 짓는다!" 무모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게다. 매일 보살펴도 실패할 수도 있는데, 가끔 한번씩 들리면서 보살피려다 보니 실패가 많았다.

 

꽃이 피고 나서 갑자기 진딧물이 며칠 사이에 크게 발생하여 배나무 잎이 다 오그라들었다. 약을 주면 진딧물이 죽으면 잎도 새순이 나와 펴지겠지 했으나 몇 차례 약을 줘 진딧물은 다 없앴으나 한번 오그라든 잎은 수확할 때까지 펴질 줄 몰랐다.

나의 전공이 천적을 활용한 해충방제이지만 이렇게 돌발적으로 대 발생하는 진딧물에 대한 대책은 농약 이외에는 없구나! 실감했다. 월동한 진딧물이 꽃 필 무렵 발생하면 천적이 생겨 진딧물을 잡아먹기까지에는 어느 정도 시일이 필요하나 천적이 발생하기 전에 이미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었다. 꽃 필 무렵 진딧물만 막으면 성공이구나! 했으나 또 다른 골치 아픈 것이 있었다.

 

병이 걸려 배나무 잎이 죽는 것이었다. 내가심은 배나무는 유독 적성병이란 병이 심하게 매년 발생했다. 적성병은 겨울에 향나무에서 월동을 하고 봄에 잎이 나오면 배나무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배나무 주변 1-2km에 향나무가 있으면 적성병은 심하게 발생한다.

 

나의 고향 마을 어디에 분명 향나무가 있는 모양이었다. 처음에는 붉은 반점이 점차 커지고 나중에는 혹이 생기고 잎이 기형으로 되었다. 적성병이 오면서 흑성병이 생겼다. 흑성병은 잎이 검은 색으로 썩고 나중에는 잎이 다 떨어졌다.

 

배나무와 사과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있다. 암나무는 수정을 시키는 수나무가 있어야 하며, 적당한 바람이 불어야 꽃가루가 날아간다. 재작년에는 꽃 필적에 바람이 약해서 일가 열매가 너무 적게 달려 실패를 본 적이 있다. 작년부터는 꽃가지를 꺾어 다른 꽃에 묻혀주자 열매를 많이 달았다.

 

적성병이 심하여 재작년부터 꽃 필적부터 적성병약을 살포했지만 올해까지 별 효과가 없었다. 아무래도 향나무가 있어 상습적으로 적성병이 가장 큰 골칫거리이다. 그 외에도 어려운 일이 과일이 너무 많이 달려 적과(솎아내기)가 큰 작업이었다. 또한 잎이 많이 달려 적과도  쉽지 않고 농약뿌리는 시간도 많이 들었다.


금년 5월 14일 진딧물 피해로 잎이 오그라든 피해가 보인다. 배나는 잎은 빽빽이 들어 차 있다.


5월 14일 잎에 작은 황색반점이 보인다. 이 반점이 적성병이다. 작은 반점이 점점 커진다. 잎이 나오진 얼마 안되어 싱싱하게 보인다.


2008년 6월 19일 어리 배 열매이다. 아직 어린이라서 병도 모른다. 가을까지 풍파에 시달리고 견뎌내야 한다. 그 때까지 온전하게 있을지 모를 일이다.

2008년 7월11일 과일도 잎은 무성하게 달렸지만 잎은 썩어 죽은 잎이 퍼져 나간다. 아직 수확까지는 까마득하게 남았는데 적성병도 심하고, 이제 흑성병도 발생하고 있다.

2008년 7월 11일, 검은 반점의 흑성병이 보인다. 이 병이 배나무에서 가장 무서운 병이다.  진딧물이나 응애 등 해충은 천적이라도 있으면 방제가 가능하지만 병은 농약없이 방제하기 정말 어렵다. 최근에 병이 병을 죽이는 중복기생균 등도 알려졌지만 실용화까지에는 멀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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